국내 의료진이 HER2 양성 유방암 환자에 대한 치료 효과는 유지하되, 항암 부작용은 줄일 수 있는 억제 방법을 규명하는데 성공했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외과 안성귀 교수, 종양내과 김지형 교수, 국제성모병원 유방외과 지정환 교수 연구팀은 치료 효과는 유지하고 항암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TCHP 선행항암요법’을 제시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팀은 최근 ‘TCHP 선행요법으로 치료한 HER2 양성 유방암 환자의 카보플라틴 용량에 따른 병리적 완전 관해’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으며, 해당 결과는 국제학술지 종양의학(Cancer Medicine)에 게재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HER2 양성 유방암은 전이가 빠르고 공격성이 높은 암으로,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수술 전 선행항암요법이 사용된다. 표적치료항암제(허셉틴, 퍼제타)와 세포독성항암제(카보플라틴, 도세탁셀)를 함께 사용하는 TCHP 요법이 높은 치료 효과를 보여 표준 요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TCHP 요법은 높은 완전 관해율을 이끌어내지만, 세포독성항암제에 따른 부작용이 수반된다는 아쉬움을 보여왔다. 고용량의 카보플라틴이 주입됨에 따라 빈혈과 혈소판 감소와 같은 혈액학적 부작용의 비율이 높은 편이다. 이러한 부작용은 혈액 수혈을 필요로 하며 수술 치료 지연을 초래할 수 있어, 고령 및 취약 요인을 가진 환자에게는 TCHP 요법 시행에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2015년 4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HER2 양성 유방암 진단을 받은 환자 중 TCHP 선행화학요법 치료를 받은 환자 294명의 자료를 수집했다. 이어 카보플라틴 표준용량 AUC6(최대 900mg)과 저용량 AUC5(최대 750mg)를 받은 집단으로 나누어 병리학적 완전 관해율 및 3등급 이상의 빈혈과 수혈 빈도를 분석했다. 카보플라틴 표준용량 ACU6을 받은 환자는 234명(80%), AUC5를 받은 환자는 60명(20%)이었다.
암이 완전히 사라진 것을 의미하는 완전 관해율의 경우, AUC6 집단에서 70.9%, AUC5 집단에서 80.0%였다. 다른 임상 인자를 보정한 매칭 그룹에서도 카보플라틴 용량에 따른 관해율은 각각 76.8%과 78.6%로, 카보플라틴 용량에 따른 치료 결과의 차이는 관찰되지 않았다.
카보플라틴 용량에 따른 부작용을 비교했을 때 3등급 이상의 빈혈은 AUC6 그룹에서 34%였던 반면, AUC5에서는 18%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실제 수혈을 한 경우도 각각 22%와 10%로 두 배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선행요법 주기에 따른 혈색소의 감소 기울기도 카보플라틴 AUC6 집단에서 더 가파른 감소가 확인됐다.
연구팀은 “다만 해당 연구가 후향적 연구 설계라는 점, 카보플라틴 용량에 따른 혈액학적 변화에 한정되었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 대해 안성귀 교수는 “카보플라틴의 용량을 낮추면 치료 결과가 저하될 수 있지만, 적절한 용량 조절로 부작용은 줄이고 동일한 치료 효과를 볼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항암 부작용은 치료 예후만큼이나 환자의 삶의 질에 영향을 주는 만큼, 항암제 사용에 대한 다양하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