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국회·정국경색... ‘尹-李 회담’ 해 넘기나

입력 2022-10-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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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영국·미국·캐나다 순방 뒤에 여야 대표들과 회담을 벌일 예정이었지만 여태 논의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윤 대통령의 ‘뉴욕 발언 논란’을 두고 여야가 극한 대립하고 있어서다. 거기다 정기국회 일정도 몰아쳐 물리적 시간도 촉박한 상황이다.

윤 대통령의 해외순방 전과 도중 용산 대통령실은 대통령-여야 대표 회담을 추진할 것이라 여러 차례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여러 차례 영수회담을 요구한 데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정기국회 10월 국정감사와 11월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 대비하려면 협치가 필수적이라서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 순방 당시 10월 국감 개시까지 시일이 얼마 남지 않아 여야와 회담 일정을 잡는 중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윤 대통령의 문제의 발언이 포착돼 알려지면서 중단됐다.

문제의 발언은 윤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주최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48초 간 환담을 나눈 뒤 회의장을 떠나면서 포착됐다. 영상에서 윤 대통령은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들리는 듯한 발언을 했다. 대통령실은 논란이 일자 ‘바이든’이 아닌 ‘날리면’이라고 말한 것이고, ‘국회’는 미 의회가 아닌 우리 국회를 칭한 것이라는 해명을 내놨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이 귀국하기도 전에 여야는 문제의 발언을 두고 격렬히 부딪혔다. 대통령실이 이례적으로 강경하게 대응한 것도 여야 갈등을 더욱 촉발시켰다. 결국 더불어민주당이 ‘외교 참사’라며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추진하기까지 이르렀고, 지난달 29일 민주당 단독으로 통과됐다.

여야의 격한 대립, 또 대통령실도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어 이미 회담을 추진할 수 있는 분위기는 못 된다. 거기다 윤 대통령이 국회 문턱을 넘은 해임건의안을 무시하고 박 장관을 유임시킨다면 민주당의 외교 참사 공세는 더 거세질 수밖에 없고, 국감을 통해 여야 대립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정국 경색이 풀리더라도 물리적 여건도 녹록치 않다. 당장 이달에는 국감, 내달부터 12월 초까지는 내년도 예산안 심사로 국회가 바쁘게 돌아갈 예정이고, 윤 대통령도 외교 일정들이 남아있어서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본지에 “윤 대통령 순방 전과 도중에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담을 언제 개최할지 검토하고 있었는데, 뉴욕 발언 논란이 터지자 취소됐다”며 “당장 정국 경색이 풀릴 것 같지도 않고 또 정기국회 일정이 빽빽하고 윤 대통령 외교 일정도 있을 거라 가까운 시일 내에 추진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윤 대통령-여야 대표 회담이 해를 넘겨 내년에나 추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2월에 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마무리되고 나면 정기국회 중 열기가 오른 여야 갈등이 식어야 회담이 거론될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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