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29일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 여부를 놓고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 주호영·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와 양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30분간 국회의장실에서 김진표 의장 중재로 회동했다.
앞서 김 의장은 해임건의안 처리 여부와 관련해 양당 원내 지도부 간 의사일정 협의를 요청하면서 이날 본회의는 정회된 상태였다. 민주당은 국회법에 따라 처리할 것을 요구했고, 국민의힘은 의사일정에 협의할 수 없다면서 맞서는 상황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법 절차상 의사일정 합의가 되지 않으면 의사 진행을 못 하게 돼 있다”며 “우리는 이 의사일정에 합의해 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김 의장에게는 여야 합의 없는 일방적 의사진행은 국회 파행을 불러오고 의회 민주주의를 짓밟는 일이니 강력히 막아달라고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반면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우리는 해임건의안이 이미 발의됐고, 아까 본회의 중 의사일정 변경 동의를 통해 (해임건의안을) 안건으로 올려놨다”며 “따라서 오늘 신속히 해임건의안을 처리할 것을 의장에게 강력히 요청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의장은 오후 2시까지 마지막으로 여야 원내대표가 좀 더 협의해서 최종적 입장을 전해달라고 요청했다”면서 “(국민의힘과 다시 만나는 것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김 의장은 앞서 오전 본회의에서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은 국회법 제121조 제7항에 따라서 본회의에 보고된 때로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무기명 투표로 표결하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박 장관 해임건의안은 지난 27일 오후 2시 개최된 본회의에서 보고됐다. 이에 따라 30일 오후 2시까지 표결(무기명 투표)에 부쳐지지 않으면 자동 폐기된다. 그러나 30일에는 본회의가 잡혀있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이날 본회의에서 처리 여부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거부권 행사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민주당이 박진 해임건의안을 상정할 예정인데 거부하면 여야 협치가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는 질문에 “박진 장관은 탁월한 능력을 가진 분이고 지금 건강이 걱정될 정도로 국익을 위해 전 세계로 동분서주하는 분”이라고 했다.
이어 “어떤 것이 옳은지 그른지는 국민께서 자명하게 아시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거부권 행사 가능성까지 열어둔 발언으로도 해석된다. 이와 관련, 박진 외교부 장관은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기자들과 “제 거취는 임명권자의 뜻에 따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