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등급 전망은 '안정적'(stable)으로 각각 유지했다고 기획재정부가 28일 밝혔다.
피치는 등급 유지 배경에 대해 "북한 관련 지정학적 위험에도 대외 건전성과 거시 경제 성과가 견고하고, 수출 부문이 역동적인 점 등을 균형 있게 반영했다"며 "낮은 수준의 거버넌스 지수, 고령화에 따른 구조적 도전 요인 등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피치는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올해와 내년 한국 경제가 각각 2.6%, 1.9%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소비 회복세가 성장 전망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나, 향후 부채상환 부담 증가 및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반도체 부문의 경우 현재 하강기에 있으나 핵심 중기 성장요인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국의 물가상승률(전년대비) 전망에 대해선 올해는 5.0%를, 내년에는 1.5%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피치는 "인플레이션이 8월 들어 다소 완화된 것으로 평가되며 향후 원자재가격 둔화 및 통화긴축 등으로 인해 완화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의 대외건전성에 대해서는 "최근 무역적자 및 외환보유액 감소 등에도 불구하고, 대외순자산과 연간 경상수지 흑자 전망 등을 고려할 때 양호한 대외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외환보유액도 경상지급액 대비 비율이 AA 등급 국가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등 상대적으로 견조한 수준"이라고 했다.
재정건전성과 관련해서는 "한국 정부의 최근 발표된 재정건전화 계획 등을 고려할 때 재정 여력은 단기적으로 국가채무 증가를 감당하기에 충분한 수준"이라며 "국가채무도 과거 전망 대비 완만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피치는 2025년 한국 국가채무 비율 전망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58.6%에서 51.5%로 수정했다. 이는 중기적 신용등급 하방위험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피치는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한 새정부의 재정준칙에 대해 향후 공공부문 부채 리스크 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국회 통과 여부에 대해서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우리 경제의 하방요인으로 꼽히는 가계 부채 급증과 관련해선 "금리인상과 성장둔화 기조 속에 높은 수준의 가계부채가 잠재적으로 위험요인이 될 수 있으나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