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 100명 중 97명이 코로나19 항체를 보유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다만 방역당국은 아직 집단면역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장은 23일 전국 17개 시·도 약 1만 명을 대상으로 한 항체양성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코로나19 자연감염, 백신 접종을 통해 항체를 보유하고 있는 비율은 97.38%로 나타났다.
지난 여름 재유행을 거치며 감염자도 늘어나고, 백신 접종률도 계속 높아져 국민 대다수가 항체를 보유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집단면역이 형성된 것은 아니라고 방역당국은 설명했다.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은 "항체양성률이 높다는 것이 인구집단에서 바이러스에 대한 방어력이 높다는 것을 바로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충분한 집단면역이 형성됐다고 이야기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높은 항체양성률이 코로나19 방어력으로 연결되지 않는 이유는 형성된 항체가 시간이 지나면 소실되기 때문이다.
권 원장은 "항체의 경우 교과서적으로 볼 때 형성 후 6∼8개월, 이번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우에도 6개월 이상 존속하는 것으로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변이 출현도 항체 지속기간을 짧게 만든다. 지금까지의 백신은 코로나19 초기 균주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백신을 통해 형성된 항체가 새롭게 등장한 변이들에 대해선 방어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 이번 조사의 경우 항체가 있는지 없는지만 파악했을 뿐, 항체가가 얼마나 높은지, 실제로 코로나19 감염을 막아줄 수 있는 중화항체가 있는지는 보여주지 않고 있다.
아울러 백신 접종으로 형성된 항체는 일반적으로 자연감염에 따라 생긴 항체보다 지속기간이 상대적으로 짧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방역당국은 백신 추가접종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권 원장은 "고령층이나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의 경우에는 항체 형성률도 낮지만 항체 지속기간도 짧기 때문에 4개월이 지나게 되면 추가접종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높은 항체보유율은 감염을 줄이는 것보다 사망이나 중증화를 막는 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권 원장은 "개개인에 따라 면역 정도는 다르지만 국민 대부분이 항체를 가지고 있어서 향후 다시 유행이 오더라도 사망률 및 중증화율은 상당 부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