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임대부 주택’ 수요 부족 사례 지적엔 “현명한 소비자가 판단할 문제”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이 앞으로 서울 내 주요 지역에 건물 분양주택(토지임대부 주택)을 대규모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개발을 앞둔 구룡마을과 성뒤마을은 용적률 450% 이상을 적용해 고밀개발해 ‘고급화·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했다.
김 사장은 22일 강남구 개포동 본사에서 열린 ‘내곡지구 사업성 분석 간담회’에서 “건물 분양주택 공급 준비가 끝났고, 꽤 많은 물량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공급지역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고덕강일지구 등 SH공사가 공급을 앞둔 지역을 중심으로 건물 분양주택이 대규모 공급될 전망이다.
토지임대부 주택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SH공사 등 공공이 토지를 소유한 채 주택 소유권만 분양자에게 주는 방식이다. 분양가는 건물값만 계산하는 만큼 주변 시세 대비 저렴하다. 그 대신 분양자는 월세 개념의 토지 임대료를 공공기관에 낸다.
김 사장은 계획 발표 시기와 관련해 “지금까지 (발표를 미루고) 기다린 이유는 5월 대통령선거가 있어서 발표 시기를 미뤘다”며 “당시 여야 대선후보 모두 건물 분양주택 50만 가구 공급을 공약했다”고 당위성을 설명했다.
앞서 김 사장은 지난해 11월 인사청문회에서도 집값 안정을 위한 건물 분양주택 공급 조기 추진을 약속했다. 김 사장은 “이르면 내년 초라도 예약제를 도입해 빠르게 시행할 준비를 하겠다”며 “강남지역은 SH공사 이윤을 붙여 5억 원에 분양하고, 서울 주변 지역은 3억 원 정도로 분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당시 김 사장은 건물 분양주택 공급 후보 지역으로 강남구 세텍(SETEC) 부지와 수서 공영주차장, 은평구 혁신센터, 용산구 용산정비창, 도봉구 차량기지 부지 등을 언급한 바 있다.
아울러 김 사장은 “앞으로 공사가 개발할 구룡마을, 성뒤마을 등에 대해서는 용적률을 최대한 높이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용적률을 높여 고밀 개발과 고급화 개발을 진행하면 그만큼 공사 수익이 늘어나는 만큼 용적률 상향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다만 앞서 건설된 토지임대부 주택 수요 부족 현상 재발생 우려와 ‘로또 분양’ 논란에는 말을 아꼈다. 김 사장은 “(건물 분양주택 수요 부족)은 제가 말할 사안이 아니다”면서 “현명한 소비자가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최근 건설 원자잿값 급등으로 저렴한 건물 분양주택 공급이 가능하느냐’는 질문에는 “아파트 건설비용 중 골조비용은 30% 수준이고, 최근 가격이 하락한 원자재도 있다”며 “공사비가 늘어도 상승분은 공사가 부담하므로 분양가를 높여 시민에게 전가하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