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강국으로 꼽히는 우리나라와 독일 제조업 근로자 간 직무 특성을 비교한 결과 새로운 방법을 시도하거나, 작업 절차를 개선하는 부분에서 우리나라가 독일에 비해 크게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독일 근로자는 능동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반면 한국 근로자는 수동적으로 일하는 경향이 강했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기술직과 생산직 근로자의 직무 특성 한독 비교’ 보고서를 통해 이러한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분석은 독일연방직업교육훈련연구소(BIBB)가 2018년 실시한 직무수행을 위한 숙련 요건 관련 설문조사와 동일한 구조 및 설문 문항으로 지난해 우리나라 근로자 8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했다.
분석 결과 새로운 과업이 발생하는 않은 비중은 한국 중소기업의 생산직이 41.9%, 대기업은 33.0%에 달했다. 독일의 중소기업(2.7%), 대기업(2.6%)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쉽게 처리되지 않는 새로운 임무가 발생하는 빈도가 독일이 한국보다 월등히 많다는 얘기다.
기술직도 새로운 과업의 발생 빈도가 독일 중소기업이나 대기업은 68% 내외의 높은 비중을 보였지만 한국은 중소기업 1.1%, 대기업 7.4%에 불과했다.
생산직에서 작업 절차를 개선하거나 새로운 방법을 자주 시도해야 하는 빈도도 독입 기업은 30% 내외로 많지만, 한국은 중소기업 0.7%, 대기업 3.3%로 저조했다. 기술직의 경우에는 독일 기업이 50%대를 보인 반면, 한국은 중소기업 3.4%, 대기업 14.8% 밖에 되지 않았다.
역량을 극한까지 끌어올려 일해야 하는 빈도 역시 한국은 독일보다 크게 떨어졌다. 생산직의 경우 독일 기업은 10%대를 보인 반면 한국은 거의 0%였다.
또한 독일은 독립적으로 일하는 경우가 60% 이상이지만 한국은 10%대에 불과했다. 우리나라는 독일과 달리 주로 지시에 따라 일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번 분석을 수행한 김안국 한국직업능력연구원 명예위원은 “독일과 비교한 결과 산업 현장에서 우리나라 근로자들은 역량을 별로 발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선진 제조업 국가로서의 입지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기 위해서는 협력적이고 긴밀한 노사관계 구축을 통해 현장에서 인적자본의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