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한은 조사국은 ‘미국·유럽의 경기침체 리스크 평가 및 시사점’ BOK 이슈노트 보고서를 통해 “미국·유럽의 성장세가 약화할 경우 글로벌 경기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최근 미국과 유럽이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한 금리인상 가속, 에너지 수급차질 심화 등으로 경기둔화 우려가 증대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다양한 지표와 계량 분석 방법을 이용해 추정한 결과, 최근 미국과 유럽 모두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미국보다 유럽의 침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더 높았다.
미국은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수요를 억제하는 과정에서 리스크가 있지만 견조한 노동시장, 양호한 가계 재정 상황 등이 충격의 영향을 완충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유럽도 양호한 고용 사정과 축적된 가계 저축이 충격을 완화하겠지만, 외생적 공급요인의 영향이 크고 국가 간 정책 여건도 상이해 효과적인 대응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보고서는 미국과 유럽의 경기 침체가 현실화하면, 무역 경로 등을 통해 우리 경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충격의 원천, 글로벌 경제 파급 양상 등에 따라 국내 성장과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고 봤다.
미국의 경기침체는 대외 수요를 위축시켜 국내 성장과 물가 오름세를 동시에 둔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박경훈 한은 조사총괄팀 차장은 “미국 경기 침체로 글로벌 수요가 둔화하면, 수출 무역 경로를 통해 국내 수요도 둔화한다”며 “수요측 경로를 통해 성장과 물가 오름세가 동시에 둔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유럽의 경기침체는 공급 충격으로 작용해 원자재 가격을 높일 수 있다. 이 경우 국내 성장률은 낮아지고 물가상승률은 확대되는 만큼, 더 치명적이다.
박 차장은 “글로벌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인 만큼 그 전개 상황과 경제적 영향을 주의 깊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