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 가운데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 비율) 80% 이상 기록한 아파트 대부분이 지방 중소단지에 밀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가 매매가를 따라잡거나 이를 뛰어넘는 이른바 ‘깡통전세’ 우려가 커지면서 전세 대신 매매를 찾는 수요도 늘고 있다.
9일 부동산 정보업체 포애드원이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7월 기준 전국 전세가율 80% 이상 지역은 총 15곳으로 나타났다. 지방 중소도시는 13곳을 차지했다. 광양시가 85.7%로 가장 높았다. 이어서 포항시 83.7%, 당진·목포시 83.5%, 서산시 82.8%, 춘천시 82%, 구미시 81.4% 등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달 전국 평균 전세가율 68.9%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전남 광양시 중동 ‘e편한세상 광양’ 전용 84㎡A형은 2월 2억7000만 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하지만, 3월 같은 평형의 매매가는 2억7500만 원으로 전세와 매매가격 차이는 불과 500만 원 수준에 그쳤다. 이어 5월에는 같은 단지 전용 84㎡D형은 2억7000만 원에 매매됐다.
전세가 매매가격을 뛰어넘는 사례도 잇따른다. 충남 천안 동남구 신부동 ‘도솔노블시티 동문굿모닝힐’ 전용 84㎡형은 올해 3월 최고 4억5000만 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지면서 5월 거래된 같은 면적의 매매가(4억4800만 원)를 넘었다. 또 경북 포항 북구 두호동 일원의 ‘두호 SK뷰 푸르지오 1단지’ 전용 84㎡형 역시 3월 4억9600만 원에 전세계약 체결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달 동일 평형이 4억7000만 원에 매매됐다.
분양 업계 관계자는 “지방 중소도시의 경우 수요 대비 신규 분양 물량이 적은 만큼 전세 물건을 찾기가 어려워 일대 지역의 전세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R114 자료를 보면, 지방 광역시를 제외한 기타지방의 평당(3.3㎡) 전셋값은 지난 일 년 동안 6.66% 올라 동기간 수도권(3.75%)과 지방 광역시(1.91%)의 상승률을 웃돌았다.
이에 올 하반기 전세가율 높은 지역에서 분양하는 새 아파트 분양에도 관심이 쏠린다. 대우건설은 이달 전남 광양시 광양읍 용강리 일원에서 ‘광양 푸르지오 센터파크’를 분양한다. 지하 3층~지상 29층, 10개 동, 전용면적 59~105㎡ 총 992가구 규모로 공급된다.
두산건설은 충남 천안시 청당동에 짓는 ‘행정타운 두산위브 더클래스’ 청약 접수를 진행한다. 단지는 지하 2층~지상 29층, 10개 동, 전용면적 84㎡ 총 1202가구로 조성된다. 장기일반민간임대주택으로 공급돼 초기 보증금이 주변 시세 대비 합리적인 가격으로 책정되며, 임대보증금 상승률이 연간 5%로 제한돼 주거 비용에 대한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