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이용해 가출한 아내를 만나 살해하려 한 40대 남성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7일 인천지법 형사15부(이규훈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48)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3월 인천시 중구의 한 공터에 주차한 승용차에서 아내 B(42)씨에게 수면제를 섞은 술을 마시게 한 뒤 둔기로 여러 차례 때려 살해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 후 A씨는 극단적 선택을 하려다 인근 울타리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고, 이를 목격한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당시 A씨는 경찰관을 피해 도주하려다 재차 나무를 들이받는 사고를 내고 붙잡혔다.
A씨는 경제적 문제 등으로 사이가 나빠진 B씨가 지난 3월 초 이혼서류만 두고 집을 나간 뒤 휴대전화 번호까지 바꾸자 앙심을 품고 범행을 계획했다. B씨와는 아들에게 부탁해 만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A씨는 “이제 너하고 나하고 끝날 거다. 이 못난 놈이 너를 데려가고 싶어 그런다”라며 혼잣말을 하는 영상을 사전에 찍어두기도 했다.
그러나 A씨는 재판에서 “수면제를 섞은 술을 아내에게 마시게 한 적이 없다”라며 “계획범행이 아니고 아내와 화해하던 중 화가 나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사전에 둔기와 수면제 등을 준비해 피해자를 살해하려고 계획했고 아들을 통해 피해자를 불러내 범행했다”라며 “피해자는 머리가 함몰되는 등 중한 상해를 입었고 상당한 기간 의식불명 상태에 있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범행을 우연히 목격한 경찰관이 피고인을 제지하지 않았다면 자칫 피해자가 사망하는 결과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라며 “범행 경위 등을 보면 죄책이 매우 무거운 점 등을 고려했다”라고 양형의 이유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