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조깅 중 납치된 유치원 여교사가 실종 사흘 만에 주검으로 발견됐다.
6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멤비스주 경찰은 지난 5일 실종자 엘리자 플레처(34)의 시신을 피랍 현장에서 불과 20여 분 떨어진 멤피스 인근에서 발견했다. 사건 발생 약 3일 만이다.
경찰은 시신 발견 당시 신원에 대해 명확하지 않다고 밝혔으나, 6일 외신들은 경찰의 말을 인용해 해당 시신이 플레처가 맞다고 보도했다.
앞서 플레처는 2일 오전 4시 30분경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대학교 캠퍼스에서 조깅을 하던 중 실종됐다. 해당 도시에는 올해만 100건이 넘는 실종 신고가 있었던 만큼, 경찰은 수사 초반 실종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플레처가 미국 하드웨어 공급업체인 오길의 창업주 조셉 오길 3세의 손녀로 밝혀지며 수사 방향은 실종이 아닌 납치에 중점을 두고 다시 시작됐다. 오길 일가는 플레처를 찾기 위해 제보자에 5만 달러(약 6800만원)의 사례금을 걸기도 했다.
조사 결과 폐쇄회로(CC)TV 영상에 검은색 SUV 차량에 강제로 태워지는 플레처의 모습이 포착됐고, 이는 플레처의 마지막 모습이 됐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통해 용의자를 특정하고 클레오사 앱스턴(38)을 체포했다. 용의자 앱스턴은 지난 2000년 6월에도 납치 범행을 저질러 24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며, 20년을 복역한 뒤 2020년 말에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비보가 전해진 뒤 플레처의 가족들은 성명을 통해 “가슴이 아프고 황망하다. 플레처는 가족과 친구들, 동료들, 학생들, 학부모들, 자신을 아는 모든 이들에게 기쁨을 주는 존재였다”라며 “이제는 고인이 얼마나 특별한 사람이었는지 기억하고 찬양하고 응원해야 할 시간”이라고 참담함을 전했다.
한편 오길의 연 매출은 30억 달러(약 4조 원)로 직원 수만 5500명에 달하는 대기업이다. 지난 2020년 기준 해당 기업의 가치는 32억 달러(약 4조3000억 원)로, 미국 민간기업 중 143위에 오르기도 했다. 오길 3세는 플레처가 납치되기 2주 전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