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올린 식품업계, 광고선전비도 늘렸다

입력 2022-09-07 12:42 수정 2022-09-07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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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프닝에 손님맞이에 분주한 식품업계가 치열한 경쟁에 광고를 대폭 늘리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원부자재와 고환율을 이유로 가격 인상과 동시에 마케팅에 나서면서 소비자에게 비용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식품업계, 올 상반기 ‘광고비’ 줄줄이 올려

7일 본지 취재 결과 롯데제과는 올해 상반기 281억 원의 광고 선전비를 집행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계상한 250억 원보다 12.4% 상승한 수치다. 이 회사의 지난해 상반기와 올 상반기 연결 매출은 각각 1조171억 원과 1조736억 원으로 매출 대비 광고선전비 비중은 2.5%에서 2.6%로 커졌다.

연구 개발비와 비교할 때 광고비 증가는 더욱 두드러진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상반기 연구 개발비로 67억 원을 썼고, 올해 역시 67억 원을 썼다. 하지만 매출이 늘며 연구 개발비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66%에서 0.63%로 되레 낮아졌다. 이 결과 광고선전비와 연구개발비의 배수 차이는 지난해 상반기 3.7배에서 올해 상반기 4.2배로 뛰었다.

올해 스테디셀러 포켓몬빵으로 승승장구하는 SPC삼립 역시 마찬가지다. 이 회사는 지난해 상반기 광고선전비로 87억 원을 집행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123억 원을 계상했다. 상승률은 41.3%에 달한다. 연구 개발비도 35억 원에서 39억 원으로 늘었지만, 비용간 배수 차이는 2.4배에서 3.1배로 뛰었다. 농심 역시 지난해 상반기 597억 원을 썼던 광고비를 올해는 669억 원으로 늘렸고, 오뚜기도 195억 원에서 223억 원으로 높였다. CJ제일제당은 825억 원에서 884억 원으로 19억 원 더 썼다.

◇ 리오프닝 맞아 경쟁 격화…유명 연예인 앞세워 마케팅 강화

실제 거리두기 해제를 맞아 식품업계는 너도나도 유명 모델을 내세우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롯데제과는 무설탕 디저트 브랜드 ‘제로’를 출시하며 배우 이성경을 모델로 썼고, 지난 5월에는 월드콘 패키지를 리뉴얼했다. 빙과류인 설레임의 새로운 모델로는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는 대세 방송인 이미주를 발탁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말에는 가나초콜릿 모델로 배우 전지현을 기용하기도 했다. SPC삼립은 올해 2월 출시한 포켓몬빵 마케팅을 강화하는 한편 지난해 삼립호빵 모델로 방송인 유재석을 내세우고, 파리바게뜨 모델로는 여자 배구 선수 김연경을 기용했다.

농심은 백산수 모델로 배우 박서준을 발탁하고, 배홍동비빔면 모델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방송인 유재석을 기용했다. 대표 상품인 신라면 모델로는 영국 EPL 토트넘핫스퍼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 선수를 발탁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말에는 아이돌 그룹 ‘이달의 소녀’ 츄와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 출신 댄서 아이키를 ‘너구리’의 새 광고 모델로 낙점하기도 했다.

오뚜기는 농심의 짜파게티를 겨냥한 ‘쨔슐랭’을 출시하며 광고 모델로 배우 유아인을 선정했고, 지난 3월 ‘진비빔면’을 리뉴얼한 ‘진비빔면 배사매무초’를 출시하며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의 배우 이선빈, 한선화, 정은지를 모델로 신규 광고를 선보였다. 지난 5월에는 대표 스테디셀러인 ‘오뚜기 카레’의 모델로 그룹 위너의 멤버 송민호를 발탁하고 신규 TV 광고를 내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얼어붙었던 소비가 풀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마케팅에 집중했고 이에 따른 결과가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 최근 가격 인상 나선 식품업계, 마케팅비 소비자 전가 지적도 나와

문제는 식품업체들이 최근 원부자재값 인상과 환율 상승을 이유로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롯데제과는 지난 4월 빼빼로·월드콘 등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한 데 이어 이달초 육가공 식품 가격을 평균 9% 올렸다. SPC삼립의 파리바게뜨도 올해 1월 66개 제품에 대해 평균 6.7% 가격 인상에 나섰다.

농심은 지난해 8월 라면 가격을 평균 6.8% 인상했고, 올 들어서는 스낵값도 올렸다. 추석 이후에는 라면과 스낵 주요 제품의 출고가격을 각각 평균 11.3%, 5.7% 인상하기로 했다. 오뚜기도 지난해 라면 가격을 올린 데 이어 지난 6월 업소용 식용유 가격도 인상했다. 팔도는 내달 1일부터 라면 가격을 평균 9.8% 인상하기로 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원부자재 값과 환율 인상 등 가격을 올려야하는 이유도 있겠지만, 대기업이라면 연구 개발과 원가 관리를 통해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기 위해 노력을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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