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활동이 고령층의 소득뿐 아니라 인간관계·여가활동 만족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간관계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이 소득 만족도보다 컸다.
이투데이가 6일 통계청의 ‘2021년 사회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70대의 경제활동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에서 주관적 만족감과 성취 만족도, 인간관계 만족도, 여가활동 만족도에 모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는 70~79세 표본 3803명을 대상으로 최근 1주간 경제활동 여부와 부문별 만족도 간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다.
특히 연령·성별에 따른 영향을 통제하고 부문별 만족도를 종속변수로 설정해 실시한 회귀분석에선 경제활동 여부에 따른 만족도 증가 효과가 인간관계에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활동을 할 때 만족도의 단순 변화량(비표준화 회귀계수)은 인간관계 만족도, 소득 만족도, 주관적 만족도, 여가활동 만족도, 성취 만족도 순이었다.
고령층의 경제활동은 주로 공공영역에서 이뤄진다. 월 30시간 이상 근로 시 월 27만 원의 활동비를 주는 공익활동형(공공형) 노인일자리가 대표적이다.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 분석 결과, 지난해 70대 취업자 5명 중 3명은 공공·국방·사회보장행정과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 농림어업에 종사했는데, 이 중에서도 노인일자리 공급량이 많은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 비중이 20.55%에 달했다. 참여자의 상당수는 고령을 이유로 민간에서 일자리를 얻기 어려운 비전문·비숙련 인력이다. 노인일자리 공급이 결과적으론 고령층에게 경제활동 기회를 줘 소득과 성취, 인간관계, 여가활동 등 삶 전반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노인일자리 공급은 고령층에게 ‘일할 기회’를 준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단순히 돈을 얼마를 주고, 생산성이 어떻고 하는 경제논리로 접근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런 공공형 노인일자리가 내년에는 6만1000개 줄어든다. 기획재정부의 경제논리가 우선 반영된 결과다. 복지부는 고령층 보호를 위해 ‘연령 가점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만, 그 효과는 한시적일 수밖에 없다. 당장 2~3년 뒤부턴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가 70대에 진입해서다. 70대 인구 증가세를 고려하면 공공형 노인일자리를 더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복지부는 국회만 바라보는 처지다. 다른 관계자는 “국회에는 지역구 주민들과 수시로 접촉하면서 노인일자리 수요나 긍정적 효과를 우리보다 잘 이해하는 분이 많다”며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하는 과정에 재정당국과 다른 시각에서 잘 판단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