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농림축산식품부 예산이 올해보다 약 4000억 원 늘어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올해 대비 2.4%, 4018억 원 증액한 17조2785억 원 규모로 편성했다고 31일 밝혔다.
김인중 농식품부 차관은 "실제 중앙정부 가용재원 증가율인 1.5%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며 "이차보전으로 전환된 정책자금 융자 예산 3795억 원과 신규로 반영된 특별사료구매자금 6450억 원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농업예산은 올해보다 약 1조4000억 원이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내년 농식품부 예산은 △굳건한 식량주권 확보 △농업의 미래 성장산업화 △농가 경영안정 강화 △농촌 활성화 및 동물복지 강화 등에 초점을 맞춰 편성됐다.
먼저 식량주권 확보 차원에서 가루쌀 산업 활성화에 107억 원(농촌진흥청 36억 원)을 투입한다.
가루쌀 전문 재배단지를 40곳 육성하고 제조·가공업체가 가루쌀을 활용해 고품질 제품을 개발하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2027년까지 수입 밀가루 수요의 10%를 가루쌀로 대체하는 것이 목표다.
수입 비중이 큰 밀과 콩의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비축 물량을 늘리거나 비축 매입 단가를 인상한다. 밀·콩 공급을 안정화하기 위한 이런 정책에는 2340억 원을 배정했다.
또 밀·콩 생산을 늘리고 쌀 수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720억 원을 투입해 농업직불제에 전략작물직불금 항목을 신설한다.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대비해서는 민간 기업이 해외 식량 공급망(해외 곡물 엘리베이터)을 확보할 수 있도록 총 500억 원 규모의 융자금을 신규 지원한다.
청년농 육성과 스마트농업 확산을 위한 예산도 마련됐다. 청년농에게 영농 정착금을 평균 100만 원씩 지급하고 창업자금 이자율을 기존 2%에서 1.5%로 인하한다. 이들에게 각각 농지 20㏊ 최장 30년간 임대해주고 임대 완료 후 농지 소유권을 이전해주는 제도를 도입한다.
유휴농지와 국공유지를 경작 가능한 농지로 정비한 후 청년농에게 제공하는 사업도 계획돼 있다. 공공임대용 비축농지에 스마트온실을 설치한 후 청년농에게 임대하고, 청년농을 위한 공공임대 주택단지도 늘린다. 이 같은 대책을 통해 청년농을 3만 명까지 육성할 방침이다.
이와 더불어 임대형 스마트팜 3곳, 스마트 원예단지 1곳, 노지 스마트팜 3곳을 설치해 농업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한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농가의 생산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비료가격 인상분의 80%를 할인해 판매하고 1조 원 규모의 사료 구매자금을 1.8%의 저금리로 제공한다.
또 농업직불금 제도를 개편해 그간 지원대상에서 제외된 실경작자 56만 명에게도 직불금을 지급한다. 농업직불제는 농촌의 공익기능을 증진하기 위해 일정 자격을 갖춘 농업인에게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농촌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농촌인력 중개센터도 기존 155곳에서 180곳으로 늘린다.
주요 농산물의 비축 물량도 기존 34만 톤에서 35만 톤으로 늘리고 채소가격안정제 가입 물량을 기존 97만 톤에서 123만 톤으로 확대해 농축산물 수급 불안에 대응한다. 신선 농축산물 할인쿠폰도 1080억 원어치 공급한다.
농식품부는 아울러 농촌공간정비 사업 대상지를 기존 45곳에서 85곳으로 늘려 농촌을 쾌적하고 매력적인 공간으로 바꿀 계획이다. 농촌공간정비 사업은 농촌공간을 용도별로 구획화해 축사, 공장, 태양광시설 등의 난개발 요소를 정비하는 것이다.
또 농업분야 탄소중립 달성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21억 원을 들여 농식품 기후변화 대응센터를 조성한다.
농식품부는 건강한 반려동물 문화를 조성하고 관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예산도 확대 편성했다.
유기·유실동물 입양률을 높이기 위해 도심지역에 입양 전문센터를 설치하고 반려동물 맞춤형 의약품·의료 서비스 개발을 지원한다. 동물병원 진료항목 표준화를 위한 연구 예산도 기존 4억 원에서 18억 원으로 늘린다.
이번 예산안은 9월 2일 국회에 제출되며 이후 심의와 의결 절차를 거친 후 연말쯤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