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아동학대 사례 중 83.7%는 학대 행위자가 부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에 의한 학대는 해마다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31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1년 아동학대 연차보고서’를 발간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아동학대 신고접수는 5만3932건으로 전년보다 27.6% 늘었다. 이 중 전담공무원 등 조사를 거쳐 아동학대로 판단된 사례는 3만7605건으로 21.7% 증가했다. 복지부는 아동학대 신고·판단 건수가 급증한 배경으로 아동학대 관심 증대에 따른 적극적 신고와 아동학대 조기 발견을 위한 신고 의무자 교육 등 정부의 정책대응 강화를 들었다.
지난해 통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에 따른 기저효과도 반영됐다. 유행 초기인 2020년에는 비대면수업 확대 등으로 신고접수가 2.1%, 학대 판단은 2.9% 느는 데 그쳤다. 특히 교직원에 의한 신고가 2019년 5901건에서 2020년 3805건으로 급감했다. 지난해엔 일상회복으로 대면수업이 재개되며, 교직원에 의한 신고가 6065건으로 회복됐다.
학대 유형별로는 신체, 정서, 성, 방임 등 복수 유형이 중복된 사례가 1만6026건으로 가장 많았다. 아동학대 사망자 수는 40명으로 전년보다 3명 줄었다.
아동 인구 1000명당 학대사례 발견율은 5.02건으로 전년보다 1.00건 늘었다. 다만 미국(2020년 8.4건), 호주(2019년 12.4건) 등 해외 선진국에 비해선 낮은 수준이다.
학대 행위자는 부모가 3만1486건으로 전체 아동학대 사례 중 83.7%를 차지했다. 학대 행위자가 부모인 비율은 2018년 76.9%에서 2019년 75.6%로 내렸으나, 2020년 82.1%, 지난해엔 83.7%로 올랐다. 복지부는 “2021년 1월 민법상 징계권이 폐지됐음에도 가정 내에서 훈육이라는 명목으로 체벌이나 폭언 등이 이뤄지는 경우 등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학대 행위자가 어린이집 보육교사 등 대리양육자인 비율은 2019년 16.6%에서 2020년 9.5%로 내린 뒤 지난해에도 9.6%를 기록, 2년 연속으로 한 자릿수를 유지했다.
피해 아동을 가정으로부터 분리 보호한 사례는 5437건으로 전체 아동학대 사례 중 14.5%를 차지했다.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여기에는 즉각분리제도 실적(1250건)도 포함돼 있다.
재학대 사례는 5517건으로 전체 아동학대 사례 중 14.7%를 차지했다. 전년보다 2.8%포인트(P) 오른 수치다. 재학대율은 2018년 10.3%, 2019년 11.4%, 2020년 11.9%, 지난해 14.7%로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복지부는 “아동학대에 대한 공적 책임을 강화하면서 이전에 아동학대 신고 이력이 있는 경우에는 더 엄격히 조사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담당자가 해당 가정에서 다시 학대가 발생하는 사례를 발견해 신고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