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2개 대기업집단의 경영참여 동일인(총수) 4명 중 1명이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는 미등기임원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오너일가 중에서는 15%가 미등기 임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42개 대기업집단 계열사들 중 오너일가가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301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총수가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그룹은 36곳이었다.
경영에 참여하는 총수 36명 중 9명은 미등기임원이었고, 나머지 27명은 등기임원이었다. 등기임원은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주요 의사 결정을 내리고 그에 따른 법적 책임을 진다.
총수 중 미등기임원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이명희 신세계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이준용 DL회장, 박현주 미래에셋 글로벌경영전략고문(GISO),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GIO), 김준기 DB그룹 창업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등 9명이다. 나머지 27곳은 등기임원으로 경영활동을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금호아시아나(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 셀트리온(서정진 명예회장), 부영(이중근 회장), 한국타이어(조양래 명예회장), 코오롱(이웅열 명예회장) 등 6개 그룹은 총수가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다.
조사 대상 기업에서 최근 입법 예고된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른 대기업집단 동일인의 친족 범위인 '4촌 이내 혈족, 3촌 이내 인척'에 속하는 경영 참여 오너일가는 206명이었다. 이들 중 미등기임원은 전체의 15%인 31명이었다.
오너일가가 경영에 가장 많이 참여하고 있는 그룹은 GS였다. 16명이 겸직을 포함해 24곳의 등기임원과 3곳의 미등기임원으로 경영에 참여했다. 이들 중 허윤홍 GS건설 사장과 허주홍 GS칼텍스 상무 등 2명을 제외한 14명은 등기임원이었다.
이어 SM그룹의 오너일가 14명이 겸직을 포함해 72개 기업의 등기임원으로 경영에 참여했다. 총수인 우오현 회장은 14개 기업의 등기임원을 겸직하고 있었고, 장녀인 우연아 삼라농원 이사회 의장은 6곳의 등기이사를, 차녀인 우지영 태초이앤씨 이사회 의장도 6곳의 등기임원, 삼녀인 우명아 신화디앤디 이사회 의장은 14곳의 등기임원을 겸직하고 있었다. 막내인 우기원 나진 대표이사는 7곳의 등기임원을 겸직하고 있었다.
KCC그룹은 13명의 오너일가가 23곳의 등기임원과 1곳의 미등기임원으로 경영에 참여했다. KCC그룹은 총수인 정몽진 회장과 형제들인 정몽열 KCC건설 회장,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 등에 비해 혈족들과 인척들의 겸직이 많았다.
CJ그룹은 9명의 오너일가가 5곳의 등기임원과 9곳의 미등기임원으로 경영에 참여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CJ,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 CJ CGV, CJ ENM 등 5곳의 미등기임원이었다. 이경후 CJ ENM 부사장,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 등 자녀들과 이미경 CJ ENM 부회장도 미등기임원이었다. 등기임원으로는 손경식 CJ그룹 회장과 부인인 김교숙 씨, 장녀 희영 씨, 아들 주홍 씨가 2018년에 CJ그룹의 편입된 제이에이치투자의 등기임원으로 등재돼 있었다.
반면 경영참여 오너일가 중 등기임원보다 미등기임원이 많은 그룹은 신세계였다. 총수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혈족1촌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은 모두 미등기임원이었다. 이 회장의 남편인 정재은 신세계 명예회장과 정 사장의 남편인 문성욱 시그나이트 대표는 등기임원이었다.
한화그룹도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을 제외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 모두 미등기임원으로 경영에 참여 중이었다.
한편 올해 상반기 15개 기업집단(28개 소속회사)의 총수가 받은 급여는 평균 34억2100만 원으로 이들 그룹에서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전문경영인 15명의 평균 급여(14억2200만 원)의 2.4배에 달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경우 상반기 3개사로부터 102억8500만 원을 급여로 받았다. 이는 송용덕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10억900만 원)이 받은 급여의 10배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