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는 전주 대비 11.66포인트(0.47%) 떨어진 2481.03에 거래를 마쳤다. 투자자별로 보면 개인과 기관이 각각 1680억 원, 2890억 원 순매도한 가운데 외국인이 4413억 원 순매수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6일(현지시간) 잭슨홀 연설에서 강력한 인플레이션 대응 의지를 밝히면서 뉴욕 증시가 폭락한 점은 국내 증시의 하방 압력을 높일 전망이다.
파월 의장은 “물가 안정을 위해선 당분간 제한적인 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할 것 같다”며 “불과 한 달(7월) 동안의 개선은 인플레이션이 꺾이고 있다고 확신하는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고 밝히며 추가적인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긴축 우려가 재차 커지면서 뉴욕 증시는 급락했다.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08.33포인트(3.03%) 떨어진 3만2283.40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141.46포인트(3.37%) 하락한 4057.66,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97.56포인트(3.94%) 떨어진 1만2141.71로 마감했다.
개장 전 발표된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지표는 지난달보다 6.3% 상승하며 전월(6.8%) 대비 상승세가 둔화했다.
이번 주 주요 일정으로는 31일에는 한국의 7월 산업생산, 중국의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유로존 7월 소비자물가 발표 등이 예정돼 있다.
내달 2일 밤에는 미국의 고용지표가 발표되는데, 큰 고용 충격이 아니라면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에 영향을 미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내년 4분기 실업률을 3.9%로 전망하고 있는데, 이 경우 그때까지 취업자는 월평균 4만 명이 늘게 된다. 올해 월평균 취업자는 47만 명씩 늘었다”며 “따라서 연준 입장에서는 고용이나 경기 둔화는 크게 심각한 이슈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 연구원은 “반면 임금상승률은 3개월 전 대비 연율화 기준으로 5월부터 오르고 있고, 이번에 상승세가 꺾인다고 해도 안정을 확신하기는 어려운 단계”라고 지적했다.
연준의 유동성 축소가 이어지는 가운데 역실적장세가 도래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금리 인상의 여파가 실물경제의 충격으로 나타날 수 있어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식시장 국면은 역금융장세와 역실적장세의 중간 영역으로 판단한다”며 “최근 기술적 반등은 인플레이션 정점 통과, 연준의 완화적 태도 변화에 대한 기대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금리 인상에 따른 실물경제 충격이 나타나며 주식시장에는 역실적장세가 도래할 가능성이 있다”며 “경기와 무관한 구조적 성장주, 정책 수혜주, 경기방어주 중심의 방어적 포트폴리오 유지를 권고한다”고 전했다.
특히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 ‘반도체와 과학법’을 발표하면서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을 천명한 데 따라, 해당 법안으로 수혜받는 주식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외국인이 강달러 환경에서도 코스피를 순매수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환율과 금리가 부담스러운 수준이지만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는 것은 기저에 긍정적 기류가 존재함을 뜻하고, 오히려 악조건 속에서도 금융시장에 이런 기대가 남아있어 하방 위험은 더욱 제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 연구원은 “서방국가의 ‘프렌드쇼어링(동맹국 간 공급망 협력)’에 대한 메리트는 국내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고,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이 흐름을 더욱 가속하는 촉매 역할을 했다”며 “최근 외국인 유입 강도가 두드러지는 업종도 이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자동차, 2차전지, 조선, 기계, 건설 업종 등이 그 예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