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도어 부품 제조사인 피에이치에이(구 평화정공)가 협력사의 기술자료를 유용한 행위로 10억 원이 넘는 과징금을 물고,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러한 부당 행위로 하도급법을 위반한 피에이치에이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10억8800만 원을 부과하고, 이 회사를 검찰에 고발한다고 28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회생절차 중인 A협력사의 자산(도면 포함) 인수를 추진한 피에이치에이는 자산 인수 비용이 예상보다 증가하자 비용 절감을 위해 2019~2020년 A협력사의 기술자료(도면)를 4차례 유용하고 자산 인수를 하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피에이치에이는 A협력사 도면 보유자인 B업체로 하여금 A협력사의 도면과 동일한 도면 19건을 제작하고, 이를 C협력사에 제공토록 해 이원화 금형 개발에 사용했다.
또 보유하던 A협력사의 도면 41건을 일부 수정(A협력사 로고 삭제 등)해 자사 도면으로 등록했고, C협력사에 A협력사 도면 23건을 제공했다. 이후에도 C협력사에 도면 39건을 제공해 부품을 제조·납품하도록 했다. 일부 품목은 현재까지도 납품 중인 상태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서 피에이치에이에 수급사업자의 동의를 얻지 않음에도 자신의 도면으로 보관하고 있는 기술자료를 30일 이내 반환 또는 폐기하도록 시정명령을 부과했다"며 "이는 기술유용행위 사건 최초 사례"라고 말했다.
피에이치에이는 또 A협력사에게 22건의 도면을 정당한 사유 없이 요구하고, 이 업체를 포함한 5개 업체에 요구목적 등을 기재한 기술자료 요구서를 교부하지 않은 사실도 적발됐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이라는 국정과제의 차질 없는 이행을 위해 직권조사 확대, 정액 과징금 상향, 한시조직인 기술유용감시팀의 정규직제화 등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