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들 공격적 긴축에 나서면서 단기 국채수익률 상승
경제 위축에도 중앙은행 최우선 과제는 인플레이션이란 분석도
미국, 영국, 캐나다, 스웨덴, 뉴질랜드 5개국에서 일제히 2년물 국채수익률이 10년물을 웃도는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2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경기침체 전조로 여겨지는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5개국에서 동시에 발생한 것은 2005년 이후 17년 만에 처음이다.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신용 위기가 커졌던 2007년 5월에도 금리 역전 현상의 동시 발생은 4개국에 그쳤다.
인플레이션 진압을 위해 주요국이 통화 긴축에 나선 가운데 경기침체 우려가 더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7월 초 미국, 스웨덴, 캐나다에서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하고 8월 들어 뉴질랜드와 영국이 가세했다.
장단기 금리차이가 가장 큰 나라는 캐나다로 금리 차이가 0.4%에 달했다. 지난달 13일 캐나다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100bp(1bp=0.01%p) 올리는 울트라스텝을 단행했다. 기존보다 4배나 높은 인상 폭이다.
미국보다 더 공격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통상 기준금리 영향을 크게 받는 2년물 국채수익률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다음은 미국이다. 미국의 금리차는 0.3%에 이른다. 한때 0.5%까지 폭을 넓히며 2000년 이후 최대치로 오르기도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공급 불안이 심각한 유럽도 비슷한 상황이다. 물가상승률이 10%를 넘어선 영국은 내년 물가가 20%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경기침체 우려에도 추가 금리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영국의 2년물 수익률은 계속 상승해 3%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스웨덴 중앙은행도 현재 0.75%인 기준금리를 2%까지 올리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금리역전 현상이 지속될 전망이다.
경기침체가 이미 현실이 됐다는 신호도 감지되고 있다. 미국은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잠정치가 –0.6%로 집계되면서 올해 1분기(-1.6%)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뉴질랜드는 상승세를 이어가던 집값이 7월 들어 지난해 동월 대비 떨어지기 시작했고, 영국은 4분기 경기침체가 시작돼 내년 말까지 역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제성장 적신호에도 각국 중앙은행들의 최우선 과제는 인플레이션 진압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과거 인플레이션이 경기 과열에서 비롯된 것과 달리 이번에는 전쟁과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으로 인한 공급 제한에서 비롯된 만큼 경기부양보다는 물가 압력 완화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