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에 휘청거리는 세계 경제…금리 인상 경쟁→경기침체 악순환 현실화 불안

입력 2022-08-23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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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4거래일 만에 2450선 밑돌아
원·달러 환율, 13년 만에 최고치
달러지수, 올해 13.5% 뛰어
유로화 가치 20년래 최저치 경신
각국, 인플레 잡기 위해 과도하게 금리 올릴 위험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유럽중앙은행(ECB) 본부에 유로화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프랑크푸르트/신화연합뉴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유럽중앙은행(ECB) 본부에 유로화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프랑크푸르트/신화연합뉴스
강달러에 세계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유럽의 에너지 위기 고조와 중국 경기회복 둔화 등 세계 경제 감속 우려에 안전자산의 대표 격으로 떠오른 미국 달러에 매수세가 집중됐다.

이런 강달러는 세계 각국의 기준금리 인상 경쟁을 촉발해 세계 경기를 한층 침체시키는 악순환 시나리오를 현실화할 수 있다고 23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경고했다.

이날 아시아 금융시장은 전날 미국과 유럽증시 부진을 이어갔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7.16포인트(1.10%) 하락한 2435.34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이달 2일 이후 14거래일 만에 2450선을 밑돌았다. 원·달러 환율은 5.7원 오른 달러당 1345.5원에 거래를 마쳐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말 이후 약 13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증시 닛케이225지수는 1.19%,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0.05% 각각 하락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ICE달러지수는 올 들어 지금까지 13.5% 상승했다.

달러 대비 일본 엔화 가치는 137엔 선으로 7월 하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6.8523위안으로 2020년 8월 이후 2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설정했다.

특히 유로화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유로화는 전날 지난달에 이어 달러와 등가로 교환되는 ‘패리티(Parity)’가 다시 붕괴했으며 이날 유로·달러 환율은 0.99달러 선에 움직이면서 이틀째 20년 만의 최저치를 경신했다.

강달러의 배경에 있는 것이 세계 각국과 지역에서 강해지는 경기불안이다. 유럽과 영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공급 불안에 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 급등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 국영 가스프롬은 7월 하순 이후 지금까지 독일과 연결된 노르트스트림 가스관을 통한 천연가스 공급을 기존보다 80% 줄였는데 이달 말 보수 작업을 한다는 명목으로 공급을 일시적으로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힌 상태다.

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는 ‘제로 코로나’ 정책이 경제에 계속 압박을 가하고 있다. 결국 인민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해 전날 7개월 만에 다시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인하하면서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인사들이 인플레이션 억제가 가장 시급하다며 ‘금리조절론’에 찬물을 끼얹어 세계적인 긴축 불안을 고조시켰다.

문제는 강달러로 인해 세계 각국이 수입물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한층 강해진다는 것이다. 이를 피하고자 각국이 대폭적으로 금리를 올리는 ‘역통화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금리가 급상승하면서 가계나 기업의 차입 부담도 커져 경기 급감속을 초래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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