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 반대 청원서 돌려
“코로나19 대유행 동안 유연 근무 가능성 보여줘”
쿡은 지난주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본사 안팎의 직원들에게 내달 5일부터 주 3일 출근해야 한다는 방침을 전했다. 그는 “대면 협업은 우리 기업 문화에 필수적”이라며 “이를 보존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직원 그룹 ‘애플 투게더’는 이날 청원서를 배포하기 시작했다. 애플 투게더는 직원들의 목소리를 대표한다고 주장하는 집단으로 지난해 회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초기 원격 근무를 실시하며 생겨났다.
청원서 내용은 장소 유연근무제 요구다. 애플 투게더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직원들은 융통성 있는 근무가 가능함을 보여줬다”며 “고위 지도부의 획일적 지시는 직원들이 사무실 밖에서 더 생산적인 일을 더 즐겁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구체적인 요구사항도 언급됐다. 직원은 상사와 상담해 근무형태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장소 유연근무제 신청 단계에서 개인 정보를 요구하거나 그 절차가 복잡해서도 안 된다.
애플 투게더는 직원들의 서명을 익명으로 받아 청원서를 지도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청원서에는 270명 이상이 서명했다. 애플 전체 직원에 비하면 극히 일부에 불과한 수준이지만 애플이 직원들을 사무실로 복귀시키는 일 또한 쉽지 않을 것으로 FT는 내다봤다.
애플은 6월에도 비슷한 복귀 계획을 시도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에 무산됐다. 사무실 복귀에 대한 반발도 큰 상황이다. 애플 내부 메시지 플랫폼 슬랙의 ‘원격 근무 옹호’ 그룹에는 1만 명 이상이 가입했다. 인공지능(AI) 머신러닝 총책임자였던 이안 굿펠로는 사무실 복귀 정책을 이유로 회사를 나가기도 했다.
애플도 반발에 못 이겨 3일 중 이틀은 필수, 하루는 팀별로 결정할 수 있도록 방침을 완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