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시 아파트값이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 가격을 낮춘 급매물이 속속 나오고 있지만, 고점 인식과 기준금리 인상으로 매물이 적체되면서 조정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13일 한국부동산원 전국 주택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8월 둘째 주(8일 기준) 수원시 아파트값은 0.16% 내려 30주째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에는 0.18% 떨어져 2012년 12월 다섯째 주(-0.24%) 이후 10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수원시는 지난 3년간 전국에서 아파트값 상승률이 높았던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금리 인상 여파로 주택시장이 위축되자 다른 지역보다 가격 하락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호가(집주인이 매도할 때 부르는 가격)를 낮춘 매물이 늘고 있지만, 실제 거래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부동산거래현황 조사 결과 수원시 아파트 매매량은 4월 419건에서 5월 395건, 6월 272건으로 점차 쪼그라들고 있다.
최근 몇 달 새 아파트값이 수억 원 내린 아파트 단지까지 나왔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영통구 이의동 ‘e편한세상 광교’ 전용면적 120㎡형은 지난해 10월 20억 원에 매매가 이뤄졌으나 6월 이보다 4억8000만 원 낮은 금액인 15억2000만 원에 거래됐다.
장안구 조원동 ‘한일타운 쌍용’ 전용 59㎡형은 6월 4억4000만 원에 계약서를 썼다. 이는 지난해 9월 5억9800만 원에 거래됐던 것보다 1억5800만 원 낮은 금액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거래시장 정상화를 위해 보유세, 양도소득세, 취득세 등 부동산 관련 세 부담을 낮추고 생애최초 구입자를 대상으로 대출 규제를 일부 완화했지만, 매수세가 예전처럼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