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긴축 기조로 인한 경기 둔화 우려가 국내외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국내 증권사들의 부동산 익스포져 신용위험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부동산 IB 부분을 적극 늘려왔으나 프로젝트 수주 경쟁력이 떨어지는 중형 증권사들일수록 위험도가 높다는 지적이다.
10일 이예리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1실 선임연구원은 ‘부동산 익스포져, 증권사 신용위험 뇌관이 될 것인가’ 세미나를 통해 “유동성 축소로 인한 경기 둔화 가능성이 국내외 부동산 경기 하강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부동산 경기 저하 시 급격한 자산건전성 저하가 진행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금리환경에 민감한 단기부채 조달 비중이 높으나, 부동산 대출 등 투자자금 회수기간이 상대적으로 길고 단기금융 시장이 위축될 시 증권사가 신용보강을 제공한 부동산 PF 우동화증권의 차환위험이 증가한다”며 “증권업 전반적으로 수익창출능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부동산 익스포져 손실 발생 시 부정적 영향은 더욱 크게 나타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증권사별 위험도를 보면 나이스신용평가 분석결과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익스포져 비중이 임계수치(100%)를 상회한 곳으로 메리츠증권, 현대차증권, 다올투자증권이 꼽혔다. 임계수치를 넘을 경우 리스크가 높다는 판단이다. 지난 3월말 기준 전체 증권사 평균 비중은 68%로 집계됐다.
사업초기단계 익스포져 비중으로 보면 3월말 기준 임계수치(35%)를 넘는 곳은 BNK금융, 이베스트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으로 파악됐다. 전체 증권사 평균은 20%로 집계됐다. 사업 초기단계 익스포져는 부동산 경기 저하 시 본PF 조달이 어려워져 투자 위험이 높다는 분석이다.
중·후순위 비중이 임계수치(75%)를 초과하는 곳은 하이투자증권, BMK금융, 다올투자증권, 현대차증권으로 나타났다. 전체 증권사 평균은 40%를 기록했다. 변제우선순위가 낮을수록 잔여재산에 대한 청구권이 열위해 투자위험이 높다는 게 나이스신용평가의 설명이다.
증권사 규모별로 보면 중형사의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익스포져 부담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양적으로 부담이 가장 높았으며, 대부분의 질적 지표에서도 위험이 가장 높았다는 평가다. 중형사가 최근 몇년 간 유상증자, 이익누적 등 확충된 자본을 기반으로 부동산 IB부문을 적극 확대했으나 타 그룹 대비 프로젝트 수주 경쟁력이 열위해서다.
증권사들의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익스포져는 중형사(71%), 초대형사(70%), 대형사(62%) 순으로 높았다. 계약금대출 및 브릿지론 비중은 중형사(36%), 대형사(23%), 초대형사(16%) 순이었다. 엑시트(EXIT) 분양률 미달 사업장의 비중은 중형사(10%)와 대형사(10%)가 가장 높았고 초대형사(7%)가 뒤를 이었다.
이예리 선임연구원은 “중형사는 상대적으로 영업경쟁력이 낮아 국내 PF 사업장 주관권을 확보하기 위한 우발부채, 대출채권, 사모사채 형태의 익스포져가 높다”며 “초대형사는 부동산 펀드 형태의 해외 부동산 익스포져가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고위험 지역 및 물건의 비중은 압도적으로 높은 해외부동산 투자 비중으로 인해 초대형사(44%)가 가장 높았다. 대형사(31%)가 다음으로 높았고, 중형사(21%)는 국내 4개 위험지역 주택 비중과 비수도권 상업용 부동산 비중이 모두 가장 높았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