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이르면 내달 말 늦어도 10월 초 하나의 앱에서 여러 회사의 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오픈페이 서비스를 시작한다.
오픈페이란 카드사에 상관없이 한 애플리케이션에 여러 카드사의 체크·신용카드를 등록해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페이시장에 선제적으로 자리 잡은 빅테크사와 경쟁하기 위한 수단이다. 오픈뱅킹과 비슷한 형태다. 하나의 간편결제 앱에서 여러 카드사의 카드를 등록해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예컨대 간편결제 플랫폼 'KB페이'에서 KB국민카드와 신한카드, 하나카드 등 타 카드사의 카드 등록·사용을 지원하는 것이다. 자사 카드로만 결제되는 카드사의 간편결제 플랫폼의 폐쇄적 구조에서 벗어나 빅테크와 같이 오픈형 구조로 변경하는 것으로, 결제 편의성 향상과 결제 플랫폼으로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대안책으로 나왔다.
지난해 초부터 논의가 시작됐고, 각 카드사의 기술적 연동을 마치고 올해 상반기에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었다. 하지만, 오픈페이 사업을 운영할 업체 선정이 지연되면서 서비스 시작 일정도 자연스럽게 미뤄졌다.
지난달 사업자가 선정되면서 이르면 다음 달 늦어도 10월 초에는 오픈페이 사업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모바일 협의체 구성이 완료된 이후 카드사 연동 시스템 구축을 위한 사업자 선정이 지난달 마무리 됐다"면서 "대부분의 사업자들이 참여하기로 했고, 일부 사업자들은 회사 내부 사정상 참여를 고사한 상태"라고 말했다.
오픈페이 출시가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반쪽자리 사업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대카드와 삼성카드가 참여를 유보했기 때문이다.
현대카드와 삼성카드는 오픈페이 출범은 함께 하지 않고, 추후 상황을 지켜보고 참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들은 "여신협의체가 생겼을 때부터 논의 된게 없었다"면서 "오픈페이가 출범 후 운영되는 추이를 보면 실제로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지를 살펴보고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회사는 오픈페이 개발을 위한 모바일실무협의체에 참여하지 않았다. 현재 참여 여부를 검토 중이며, 향후 오픈페이 출범 이후 상황을 보면서 오픈페이 참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두 회사는 일단 자체 플랫폼 역량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삼성카드는 강력한 간편결제 서비스인 삼성페이에 연결돼 있고, 삼성 금융계열사가 공동으로 구축한 통합 플랫폼 '모니모'를 운영 중이다.
현대카드도 올해 간편결제 서비스 '핀페이'를 내놓은 상황이다. 이미 자체 플랫폼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만큼, 오픈페이 참여가 이용자 확대로 연결될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 영향력이 큰 두 회사가 참여를 거부하면서 사실상 반쪽짜리 사업으로 전락했다"면서 "추후 이 회사들의 참여 여부가 오픈페이 영향력 강화를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