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 이후 금리 인상과 대외적 불확실성에 위축됐던 성장주가 최근 반등세에 올라타면서 ‘성장주의 역습’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전날(4일)까지 KRX 인터넷 K-뉴딜지수는 15.37% 올랐다. 같은 기간 KRX 게임 K-뉴딜지수, 2차전지 K-뉴딜지수 역시 12.95%, 10.24% 상승하며 거래소 지수 수익률 상위권을 석권했다.
연초 이후 높은 인플레이션과 긴축 우려로 휘청이던 성장주가 최근 시장수익률을 웃도는 성적을 내고 있다. 고평가받던 성장주 종목의 주가가 일제히 급락하자 할인율이 하락한 데 따른 것이다.
우려와 달리 이들 기업이 안정적인 실적을 낸 점도 하방 지지력을 키우는 요인이다.
카카오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증가한 1조8223억 원, 영업이익은 5% 증가한 1710억 원을 기록했다. 예상보다 견조한 실적에 힘입어 카카오는 전날 하루 동안에만 7.50% 올랐다.
이날 잠정 실적을 발표한 네이버도 지난해 2분기보다 23% 증가한 2조5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분기별 매출이 2조 원을 넘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매크로 측면에서도 증시를 짓누르던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중앙은행이 잇따라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긴축 경로가 어느 정도 예측됐고, 물가 피크아웃(정점 통과) 기대도 커지고 있어서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는 전년 동월 대비 8.8%로 모아지고 있다”며 “에너지 가격의 오름세가 주춤해진다면 상승 폭 둔화를 통해 물가 정점 형성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는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완화될 것이란 전망을 함께 뒷받침해 줄 것으로 보이며, 최근 이어진 금융시장 내 위험 선호 심리를 조금 더 연장시켜 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성장주에 대해 단기적인 접근이 유효하다고 조언한다. 3분기 실적 시즌이 시작되면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진단에서다.
이정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성장주는 2020년 이후 다시 반등했지만 현재로써는 일시적일 가능성이 크다”며 “10월에는 3분기 실적 시즌에 돌입하면서 대형주 컨센서스 하회와 함께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가 있다. 금리 인상의 여파가 기업이익에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시점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