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 완화는 고용부 전담이라 논의 안해
"환경규제 방식 혁신, 사회적 합의 거쳐 추진할 것"
국무조정실, 與 의견 반영해 향후 규제개혁안 발표
대형마트 휴무 폐지, 규제심판회의 올라 논의 안해
"심판하겠다는 게 아니라 의견들 듣고 합리적 방안"
국민의힘과 정부는 5일 규제혁신 협의에 나서 기업 형벌 규정과 환경규제 합리화 추진에 뜻을 모았다. 국무조정실 첫 규제심판회의에 의제로 올라간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에 대해선 일방적인 결정은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정협의에는 국민의힘은 성일종 정책위의장을 위시한 의원들, 정부에서는 박문규 국무조정실장을 비롯한 부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당정협의 결과 브리핑에 나서 먼저 “기업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형벌 규정이 개선이 필요하면 비범죄화와 합리화를 적극 추진한다”며 “과태료 등 행정제재로 입법 목적이 달성된다면 형벌 대상에서 제외시키고 우선 행정제재를 한 뒤 불이행하면 형벌을 내리는 등 개선 과제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성 의장은 모두발언에서 “기업 형벌 합리화는 중요한 과제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범죄는 단호히 대응해야 하지만 이와 관련 없는 단순 행정의무나 명령 위반 때문에 기업 활동을 제약하는 건 민간 활력을 위축시키고 경제선순환에 장해물이 된다”며 “규제를 혁파해 외국인 투자를 촉진하고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제고시키며 리쇼어링 여건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실장도 모두발언에서 “기업 활력을 저해하는 각종 경제형벌 규정을 개선할 것”이라며 “과태료 등 행정제재로도 입법 목적이 달성될 수 있는 데도 형벌 대상화가 관례적으로 돼 있어 과도한 규정이 있는 게 사실이라 지속적으로 합리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대재해처벌법 처벌 완화에 대해선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원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은 “다른 트랙으로 검토되고 있어 오늘 안건으로 다루지 않았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에서 전담하는 만큼 논의에 혼선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라는 게 국무조정실의 전언이다.
또 양 원내대변인은 “환경규제를 합리적으로 개편해 국민 부담을 줄이고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할 것”이라며 “과거 같이 무조건 규제완화가 아니라 선진국 동향을 고려해 환경정책 목표는 유지하면서 규제방식을 혁신하는 패러다임 전환을 검토했다”고 밝혔다. 다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직결된 과제인 만큼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합의를 통해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 의장은 모두발언에서 "특히 정부의 환경규제 패러다임 전환 방침을 환영한다. 주요 선진국은 명확한 방향 제시와 규제지원 정책 패키지로 민간 혁신을 촉진하는 혁신유도형 환경규제로 전환 중"이라며 "우리 환경규제는 경직된 규제가 중심이 돼 민간 혁신을 저해한다. 신속하고 과감한 규제개혁으로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 제고에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실장도 모두발언에서 "환경 분야는 유연성이 결여되고 과도한 규제로 국민생활에 불편을 끼치고 민간 부문 활력을 제약해왔다"며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합리화해 기업 혁신을 유도하면서 더 나은 환경을 만들도록 환경규제 패러다임을 전환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구체적인 규제개혁 내용에 대해선 정부가 국민의힘의 의견을 반영해 향후 공식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용산 대통령실이 발표한 국민제안에 포함돼 관심을 모았던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도 이날 당정협의에선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전날 국무조정실의 첫 규제심판회의 의제로 올라 민간전문가와 현장 활동가 등 100여명이 모인 규제심판부의 의견 수렴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는 전언이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회의 이름이 규제심판회의지만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를 심판하겠다는 건 아니고 여러 의견들을 듣고 합리적인 방안을 찾으려 하고 있다”며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관계자 또한 "우수 국민제안 선정은 어뷰징 때문에 하지 못했지만 국무조정실 규제심판부에 넘어간 만큼 논의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