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ㆍ속도ㆍ소비전력 개선…마이크론 앞서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 기술의 한계를 돌파했다.
SK하이닉스는 3일 미국 산타클라라에서 개막한 '플래시 메모리 서밋(FMS) 2022'에서 현존하는 최고층 238단 512Gb(기가비트) TLC(트리플레벨셀) 4D 낸드플래시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최근 238단 낸드 샘플을 고객사에 출시했으며 내년 상반기부터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날 기조연설에 나선 SK하이닉스 최정달 부사장(NAND개발담당)은 “4D 낸드플래시 기술력을 바탕으로 개발한 238단을 통해 원가, 성능, 품질 측면에서 글로벌 톱클래스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앞으로도 기술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혁신을 거듭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낸드플래시는 D램과 달리 전원이 꺼져도 정보가 저장되는 비휘발성 메모리다. 전자기기와 함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서 활용도가 높다.
낸드플래시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의 층수를 단(段)이라 부른다. 238단 낸드플래시는 셀을 238겹으로 쌓아 올렸다는 의미로 적층량에 따라 데이터 저장량이 결정된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개발한 낸드 96단부터 기존 3D를 넘어선 4D 제품을 선보여왔다. 4D는 3D 대비 단위당 셀 면적이 줄어들면서도 생산효율이 높아지는 장점이 있다.
SK하이닉스는 4차원 구조로 칩이 구현되는 4D를 만들기 위해 CTF(Charge Trap Flash)와 PUC(Peri Under Cell) 기술을 적용했다. CTF는 기존 2D 낸드에서 전하를 도체에 저장하는 '플로팅 게이트'와 달리 전하를 부도체에 저장해 셀 간의 간섭을 최소화함으로써 성능과 생산성을 개선한 기술이다. PUC는 셀 작동을 관장하는 주변부 회로를 셀 회로 하단부에 배치해 생산효율을 극대화하는 기술이다.
SK하이닉스의 238단 낸드는 지난달 말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발표한 232단 제품보다 앞선 기술이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작은 크기로 만들어져 이전 세대인 176단 낸드 대비 생산성이 34% 높아졌다. 데이터 전송 속도는 초당 2.4Gb로 이전 세대 대비 50% 빨라졌다. 칩이 데이터를 읽을 때 쓰는 에너지 사용량은 21% 줄었다.
SK하이닉스는 PC 저장장치인 cSSD(소비자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에 들어가는 238단 제품을 먼저 공급하고 이후 스마트폰용과 서버용 고용량 SSD 등으로 제품 활용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내년에는 현재의 512Gb보다 용량을 2배 높인 1Tb 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2020년 12월 176단 낸드를 개발한 지 1년 7개월 만에 차세대 기술개발에 성공했다”며 “이번 238단 낸드는 최고층이면서도 세계에서 가장 작은 크기의 제품으로 구현됐다는 데 의미를 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