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건설 현장에 인분 흔해...원청사 '비용절감'이 문제”

입력 2022-07-2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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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화성의 한 신축 아파트 천장에서 인분이 발견됐다. (연합뉴스)
▲경기 화성의 한 신축 아파트 천장에서 인분이 발견됐다. (연합뉴스)
경기 화성시의 한 신축 아파트 천장에서 인분이 발견된 가운데, 이 같은 일이 흔한 일이라는 건설 현장 노동자들의 증언이 나왔다.

28일 건설 일 중 골조 분야에서 형틀 목수를 6년째 하고 있다는 김산 씨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일반인들은 깜짝 놀라겠지만 그런 일들은 흔해서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분들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던 내용”이라며 “그만큼 건설 현장이 많이 열악하다”고 밝혔다.

이어 김 씨는 “지상 23층에서 일하고 있다면 화장실에 가기 위해 1층까지 내려가야 한다”며 “왔다 갔다 하기에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관리자들의 눈치도 보여 작업 구간 주변에서 볼일을 해결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아파트 한 동마다 특정 호수를 ‘똥방’이라 부르며 특정 호수를 화장실로 이용한다는 일부 누리꾼의 주장에 대해선 “(누리꾼의) 현장의 경우 관리자들이 호수 하나를 정해서 (볼일을) 거기다 해결하라고 한 것 같다”며 “다 그렇지는 않다. 굉장히 심한 케이스”라고 일축했다.

또 최근 신축 아파트 천장에서 인분이 담긴 비닐봉지가 나온 것에 대해선 “골조 후속 공정에서 인테리어 관련 인부들이 (볼일을) 해결하고 간 것 같다”며 “천장을 시공하고 나면 입주자들은 모를 거로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 인분이 액체로 변하면서 그렇게 된 것 같다”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김 씨는 건설 현장의 열악한 환경이 이 같은 상황의 원인이라고 말하며 화장실 추가 설치 등 환경 개선을 요청했다.

그는 “원청사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화장실과 휴게실, 세면실 같은 편의 시설과 안전시설물의 설치가 미흡하다”며 “인부들이 배설물을 방치한 것도 문제지만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든 것은 사측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도급과 원청사들이 노동자들에게 돌아가야 할 비용을 사용하지 않는 한 현장에서 배설물 관련 문제는 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6일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관계자들이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건설현장 화장실 및 편의시설 개선 촉구 인권위 진정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관계자들이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건설현장 화장실 및 편의시설 개선 촉구 인권위 진정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26일 건설노조는 건설 현장의 편의시설 확충을 요구하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들은 “폭염기 건설노동자들에게 휴게시설과 화장실 등 편의시설은 인권이고 생존권”이라며 “아파트 1개 동마다 1개 휴게실, 1개 탈의실, 1개 샤워실을 설치하고, 1개 층마다 화장실 설치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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