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슬럼독 밀리어네어'중

입력 2009-03-19 16:57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올해 아카데미가 선택한 작품,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인도의 빈민가를 배경으로 한다. 영국 감독의 눈으로 본 인도 토종의 황톳빛은 가난해서 더 이국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영화 속 이국색은 인도 고유의 색채가 자아낸 에스닉이다. 빈민가를 무대로, 가난이 만들어낸 폭력성이 인도를 인도이게 한다. ‘인도는 못사는 나라’라는 서구인 인식의 반영일 수 있다. 인도의 가난은 한국인들을 포함한 이방인에게는 이국적인 풍경이다.

로버트 J 플래허티 감독의 다큐멘터리 ‘북극의 나누크’가 그랬다. 이글루 속에 옹기종기 모여 사는 지구 반대편 사람들의 생활양식은 이색, 이국적인 재미를 가져다줬다. 그러나 실제처럼 그린 이누이트들의 생활 대부분이 설정이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큐멘터리로 봐야 하는가, 논란으로 이어졌다.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성공도 인도 내에서 시비를 불러왔다. 인도의 자부심, 자랑이라며 기뻐하는 동시에 인도를 가난하고 못사는 나라로만 그렸다는 불만이 일었다. 주인공은 모두 인도인들이지만, 그들을 그리고 있는 주체는 서양인이란 점이 북극의 나누크가 발현한 이국색과 연관된다.

영화는 인도 뭄바이의 청년 ‘자말’이 거액이 걸린 퀴즈 프로그램에 출연해 큰 부를 얻는다는 줄거리다. 콜센터 직원들의 차 심부름이나 하던 자말이 아무도 오르지 못한 퀴즈왕에 등극한다는 드라마틱함을 담고 있다. 하지만, 영화는 그렇게 단면적이지 않다.

인생역전보다는 파란만장을 중시하고 있다. 가난한 청년이 우연히 퀴즈 프로그램에 출연해 졸부가 된다는 결과에 주목하지 않는다. 소년 자말이 청년으로 자라기까지의 과정을 액자 형식으로 보여주면서 삶의 단편들을 퍼즐 맞추듯 제시한다. 정식 교육을 받지도 못한 빈민가 출신 자말이 퀴즈를 맞힐 수 있었던 데에는 슬프고 애달픈 인생사가 입체적으로 녹아있다.

자말의 부정행위를 의심한 경찰관이 자백을 얻어내려고 고문하는 과정에서 그의 어린 시절이 액자처럼 등장한다. 자말이 살아온 모든 순간이 정답을 맞히는 열쇠가 됐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이 과정에서 자말은 엄마를 잃었고, 친구의 아픔을 목격했으며, 사랑하는 소녀와 이별했다.

종교 갈등으로 습격을 받으면서 자말은 어머니를 떠나보냈다. 형 ‘살림’과 함께 구걸, 약탈 등이 난무하는 혼란스런 세상으로 버려진다. 돈만 밝히는 형 살림, 순수한 매력을 지닌 자말 캐릭터는 대조를 이루면서도 형제애로 엮인다.

여기에 멜로 구조가 결합된다. 첫사랑 ‘라티카’를 향한 영원불멸일 듯한 자말의 사랑이 영화 전반을 관통하고 있다. 자말이 인도 전국에 방송되는 퀴즈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유 역시 첫사랑 라티카를 찾기 위해서다. <뉴시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어떤 주담대 상품 금리가 가장 낮을까? ‘금융상품 한눈에’로 손쉽게 확인하자 [경제한줌]
  • 2025 수능 시험장 입실 전 체크리스트 [그래픽 스토리]
  • "최강야구 그 노래가 애니 OST?"…'어메이징 디지털 서커스'를 아시나요? [이슈크래커]
  • 삼성전자, 4년 5개월 만 최저가...‘5만 전자’ 위태
  • 고려아연, 유상증자 자진 철회…"신뢰 회복 위한 최선의 방안"
  • 재건축 추진만 28년째… 은마는 언제 달릴 수 있나
  • 법원, 이재명 ‘공직선거법 1심’ 선고 생중계 불허…“관련 법익 종합적 고려”
  • ‘음주 뺑소니’ 김호중 1심 징역 2년 6개월…“죄질 불량·무책임”
  • 오늘의 상승종목

  • 11.13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29,821,000
    • +4.83%
    • 이더리움
    • 4,622,000
    • -0.13%
    • 비트코인 캐시
    • 620,500
    • +1.22%
    • 리플
    • 1,037
    • +6.69%
    • 솔라나
    • 305,100
    • +1.29%
    • 에이다
    • 830
    • +2.22%
    • 이오스
    • 790
    • +1.28%
    • 트론
    • 254
    • +0%
    • 스텔라루멘
    • 185
    • +6.32%
    • 비트코인에스브이
    • 85,600
    • +4.33%
    • 체인링크
    • 19,840
    • -0.1%
    • 샌드박스
    • 416
    • +1.4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