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보는 세상] 하지만 오늘은 아니야, ‘탑건:매버릭’

입력 2022-07-21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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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영 크로스컬처 대표

‘86세대는 이제 정치판을 떠나라’는 소리도 듣고 벌써 꼰대에 뒷방 늙은이 취급을 받으며 풀이 죽어 살던 요즘의 7080세대들이 감격과 환희로 영화 ‘탑건:매버릭(탑건2)’의 톰 크루즈를 영접했다. 영화 초입은 1987년에 개봉한 ‘탑건’ 1편의 주제음악으로 시작한다. 익숙한 화면과 리듬이 나오면 가슴이 쿵쾅거리며 뛴다. 당시 함께 영화를 봤던 여자 후배는 여주인공의 헤어스타일을 따라 한다고 파마를 하고 나타났다가 너는 얼굴이 다르지 않느냐는 핀잔을 받고 시무룩했던 기억이 난다.(이 기회에 사과드린다.) 스물네 살의 탑건 톰 크루즈는 당시 최고의 힘을 구가하는 초강대국 미국처럼 자신만만했고 잘생긴 청년이었다.

이번 ‘탑건2’는 무려 35년 만에 만들어졌다. 톰 크루즈의 영화 중 최고 흥행 결과를 예상하고 있다.

줄거리는 매우 매우 단순한 게 이 영화의 장점이다. 여기에 미국 특유의 가족애와 대형 화면에서 느낄 수 있는 박진감 넘치는 액션, 우정, 사랑을 녹여냈다.

“지난 일은 다 내려놔(It’s time to let go.)”라고 말하지만 매버릭은 쉽게 과거의 회한과 현재의 집착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

고난도 연기를 대역 없이 실제로 보여주면서 톰에 대한 우리 세대의 오마주는 절정에 달한다. 우리 세대는 톰의 실제 나이를 인식하고 다시 신발 끈을 고쳐 매며 한 번 더 날아보자는 각오를 새롭게 한다. 톰 크루즈의 매력을 정확히 간파하여 간결한 대사를 영화에 배치한다. 이를테면 “그런 표정 짓지 마”라는 대사는 그 잘생긴 표정으로 그동안 얼마나 많은 여심을 빼았았는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남자들이 거울을 보며 좌절했는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경쟁하면서 마지막엔 멋있게 화해하는 캐릭터의 구도나 잊힌 연인과의 재회, 주인공의 맺힌 정서를 푸는 방식은 여전히 전편과 닮아 있기에, 그래서 더욱더 추억의 힘과 엔도르핀이 우리의 늘어진 근육을 당긴다.

해병 사령관은 “파일럿은 세상에서 사라질 거고 앞으로 자네 자리는 없다”라고 힐난하지만, 매버릭은 시크하게 이렇게 답한다. 아마도 이 대사에서 많은 7080 세대가 감격했는지 모른다. “언젠가는 그럴지도 모르죠. 하지만 오늘은 아닙니다.”박준영 크로스컬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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