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연구에서 수렵과 채집의 원시생활을 고수하는 아프리카 원주민을 대상으로 연령별 신체활동량을 조사하였다. 연구의 결과는 원주민이 아동, 청년, 성인, 노년의 나이를 거치면서 신체활동량이 줄어들지 않고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들에게서 우울증이나 불안증 같은 정신질환은 발견되지 않았다. 반면에, 문명화된 현대인들에게서 아동기 이후에 나이를 먹어갈수록 집, 학교, 직장에서의 신체활동량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리고 동시에 많은 현대인은 우울과 불안에 만성적으로 시달리고 있다.
인류의 뼈와 근육과 관절은 200만 년 전부터 먼 거리를 빠르게 달려야 살아남을 수 있도록 최적화된 신체로 진화해왔다. 동시에 러너스 하이(runner’s high)와 같이 운동을 통해서 맛볼 수 있는 즐거움을 보상으로 선택하였다. 즉 지속적인 운동을 통해서 엔도르핀, 엔도 카나비노이드라 불리는 신경전달물질을 뇌에서 생산하고, 이것이 지친 몸을 다시 짜릿하고 즐겁게 만들어줌으로써 계속 운동이 가능하도록 진화된 것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지속적인 신체활동에 최적화된 선조의 신체 단련법을 따르지 않음으로써, 애석하게도 짜릿하고 즐거운 보상을 잃어버릴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은 아닌지. 게다가 마음의 병이라는 부작용까지 떠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은 아닌지.
황정우 지역사회전환시설 우리마을 시설장·한국정신건강사회복지사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