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타는 대체육 시장, ‘肉’ 명칭 두고 팽팽한 기싸움...봉합 언제쯤?

입력 2022-07-14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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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업계 "‘고기’ 또는 ‘육(肉)’ 자 사용 금지해야"
대체육 업계 "금지할 경우 무형자산 모두 소멸"

▲신세계푸드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 (신세계푸드)
▲신세계푸드 대체육 브랜드 '베러미트' (신세계푸드)

고기 없는 고기 ‘대체육’의 명칭을 둘러싸고 축산업계와 대체육 생산 업계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정통 업체들이 모인 축산업계는 식물성 대체 식품에 ‘고기’ 또는 ‘육(肉)’ 자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대체육 업계는 이미 시장에서 판매가 진행 중인 만큼, 이를 금지할 경우 관련 무형자산이 모두 소멸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14일 중소기업 옴부즈만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대전·세종지역본부와 함께 ‘에스오에스 토크(S.O.S Talk)’를 열었다. 에스오에스 토크는 중소기업 옴부즈만과 중진공이 지역 중소벤처기업의 규제 애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15년부터 공동으로 개최해 온 합동 간담회다.

이날 간담회에선 식물유래 대체 단백질 식품인 대체육의 표기 방침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대체육 명칭을 둘러싸고 기존 업계와 벤처 기업들이 팽팽한 기싸움을 이어가자 교통정리를 위한 협의에 나선 셈이다.

그간 축산업계는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가 축산매대에서 대체육 등 축산 대체식품을 판매하는 행위와 대체육이라는 명칭 사용을 강하게 반발해왔다. 축산관련단체협의회의는 지난해 이마트가 20개점 내 축산매장에서100% 식물성 단백질을 활용한 축산대체식품 판매를 개시하자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냈다.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도 올해 초 식물성 단백질로 만들어진 대체육은 육류를 대체할 수 없다며 “‘육’이라는 표현을 빼고 ‘대체식품’으로 불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업계는 식물성 식품을 축산매대에서 판매하는 행위가 소비자인식을 왜곡하는 일이라며 날선 비판을 이어왔다. 용어 정의와 안전성 검증 절차 등 법적 제도화 요청도 이뤄졌다.

축산업계가 이처럼 반발하고 나서는 것은 대체육 시장이 예상보다 급격히 확대되고 있는 데 대해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환경, 기후, 건강, 동물복지 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젊은 층을 중심으로 대체육 이용이 확대되고 있다. 시장에선 세계 대체단백질식품 시장규모가 2018년 96억2310만 달러에 불과했지만, 오는 2025년엔 178억5860만 달러로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소기업 옴부즈만이 이번 S.O.S Talk에서 대체육 논쟁을 논의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옴부즈만 측은 “국내에서도 대체육 시장이 상당히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어 정확한 표시 방법을 제정하고 소비자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며 “식약처에 관련 협의를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식약처 역시 해당 논란과 명칭 정리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대체식품 표시 가이드라인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봉 중소기업 옴부즈만은 “전 세계적으로 대체 단백질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어 신산업 발전을 저해하지 않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며 “관련 절차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게 식약처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대체육 생산 업계는 이미 시장에서 ‘oo미트’, ‘oo대체육’ 등의 제품명과 상표권을 설정해 판매 중인 만큼 이를 금지하면 관련 무형자산이 모두 소멸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대체육 업체 대표는 “대체 단백질 시장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표기방법에 대해 축산물 가공업체와 이견이 심화되고 있다”며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의 일환인 대체 단백질 시장을 활성화하고, 신생 산업의 발전을 위해 표기방법 지침을 신속히 제정해달라”고 촉구했다.

현재 미국은 대체육 상품에 고기(meat)나 돼지고기(pork), 소고기(beef), 닭고기 (poultry) 표현을 못 쓰도록 법으로 제정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의회는 대체육 상품에 스테이크, 버거 등의 표기를 허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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