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 영향 수요 크게 늘어
'전세의 월세화' 현상도 가속 전망
마포 등 며칠새 호가 수십만원 껑충
기준금리가 껑충 뛰면서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도 나날이 늘고 있다. 당장 금리가 오르자 부동산 시장 내 월세 호가는 자고 일어나면 오르는 수준이다. 세입자 역시 비싼 전세자금대출 이자를 부담하느니 월세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어나 월세 수요와 공급 모두 치솟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금리 인상 영향으로 서울 아파트의 월세 계약 비중은 꾸준히 늘고 있다. 1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실거래 신고가 완료된 5월 기준 전·월세 거래 중 월세 거래 비중은 40.3%(총 1만6741건 중 6747건)로 지난해 5월 32.3%(총 1만6857건 중 5442건)보다 약 8%포인트(p) 상승했다. 지난 1월 39.6%와 비교해도 0.7%p나 올랐다.
월세 수요가 늘면서 월세가격도 줄곧 오름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기준 서울 아파트 월세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12% 상승했다. 인천과 경기 등 수도권 아파트 월세 상승률은 서울보다 더 높은 0.37%에 달했다.
부동산원은 “서울접근성이 양호한 지역과 저평가 인식이 있는 지역 위주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서울 내 전세와 월세가 치솟자 서울과 가깝거나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천과 경기지역으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한 곳을 누르면 다른 쪽이 튀어 오르는 현상)로 풀이된다.
최근 월세는 자고 일어나면 오르는 수준이다.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39㎡형 월세 호가는 보증금 2억 원에 170만 원 수준이다. 해당 평형의 5월 실거래가는 보증금 2억 원에 155만 원으로 두 달 만에 월세만 15만 원이 올랐다.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59㎡형 역시 지난달 보증금 3억 원에 월세 98만 원에 계약됐다. 하지만 현 시세는 같은 보증금에 최고 월세 150만 원에 달했다. 같은 평형은 보증금 6억 원 기준으로 2일 75만 원에 계약했지만, 지금은 100만 원 이상을 요구하는 매물이 많았다.
문제는 하반기 월세 시장이 더 불안할 것이란 점이다. 한국은행은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고하면서 연말까지 ‘3%’ 금리를 예고했다. 현재 시중 전세자금대출 상단 금리는 최고 6%에 달한다. 반면 전월세전환율(전세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되는 비율)은 4월 서울 주택 기준 4.8%, 수도권 5.2%로 전세자금대출 금리보다 낮다. 금리가 더 오르면 전세자금대출 이자를 내면서 버티던 세입자가 스스로 월세를 찾는 경우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나아가 지방 중저가 단지의 경우 최근 집값 하락 영향으로 월세 선호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당분간 월세 고공행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높은 지방 아파트나, 빌라 세입자의 경우 전세가율이 80%를 넘어 서면 보증금 반환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라도 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지급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