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⓷] 이창용 한은 총재 "한미 금리역전 자체는 큰 의미 없어…통화 스와프는 별도 문제"

입력 2022-07-13 13:02 수정 2022-07-13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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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한국은행)
(사진제공=한국은행)
이창용<사진>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개최한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한미 간 금리역전) 수준 자체는 큰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다"라며 "한미 스와프는 미 재무부의 업무가 아니고 미국과 연준(Fed)의 역할인 만큼 (19일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과의 만남 관련해) 직접적으로 얘기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은행은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개최, 현재 연 1.75%인 기준금리를 2.25%로 0.5%p 인상을 결정했다. 6%대를 넘은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빨라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긴축 속도 등을 고려한 결정이다.

다음은 기자간담회에서 이어진 이창용 총재와의 일문일답

미 7월 자이언트 스텝 단행하면 한미 금리 역전. 어느 수준까지 감내 가능한지

"지난번에도 말씀드렸는데요. 미국이 지금 물가상승률이 8.6%를 넘고요. 저녁에 미국 물가상승률 발표가 되면 시장이 또 충격받을 수 있습니다.

훨씬 높은 수준이고 미국 경기가 아직 상대적으로 스트롱한, 아 너무 (표현이) 강하네요. 상대적으로 잘 버티고 있어서 큰 폭 인상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당연히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될 텐데 금리역전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특히 신흥국으로의 파급효과를 보고 판단해야 합니다.

과거에도 금리 역전이 된 경우가 세 차례 있습니다. 지금 물어보셨는데 과거에도 평균적으로 50bp에서 90bp 사이를 갔었고요. 맥시멈은 100bp를 넘은 경우도 많았습니다.

감내가 어디까지 되는지 말씀드리기는 어렵고요. 외환시장이나 자본유출이나 이런 걸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수준 자체는 큰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나라 세계경기도 마찬가지지만 스태그플레이션이냐 슬로우플레이션이냐 갈림길에. 미 연준, 슬로우플레이션에 더 가깝다는 게 일반적인 내용. 우리나라 상황, 침체로 가고 있는 건지 아니면 슬로우플레이션처럼 성장세는 유지하고 있는 건지

"이게 불확실성의 가장 큰 요인입니다.

학자마다 계속해서 논의 중이고요. 미 fed의 입장, 영어식으로 표현하면 좁은 길이지만 경기 침체가 심하지 않으면서 물가를 잡을 수 있고 그런 의미에서 금리 올리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불가피하게 네거티브 성장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많은 학자의 견해도 많습니다.

어느 주장을 지지하는지 말씀드리기는 어렵고요. 미국 경제 및 금리를 봐야 하는데요. 금리를 얼마나 올리느냐에 따라서 경기가 음이냐 아니냐도 내생적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더 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경기침체나 물가 상황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이 아녀서. 미국처럼 자이언트 스텝으로 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성장률이 2%, 세계 경제가 나빠지더라도 올해는 성장률이 2% 중반정도, 내년에는 2% 가깝게를 베이스라인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외부상황이 변하며 나빠질 수 있습니다만 2%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습니다.

현재 막 스태그플레이션 올 거라 생각하기는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파월 연준 의장, 집을 사려는 사람이라면 약간의 재조정을 할 필요가 있다고. 국내 투자자나 집을 사려는 이들, 영끌족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는지

"한은 총재로서 어디다 어떻게 하냐고 말씀드리기 어렵고요(웃음). 지역에 따라 다르고요. 농담삼아 드리는 말씀입니다.

저희가 생각할 때는 부동산 가격이 굉장히 높은 수준이었고 주가도 사실 PER(주가수익률)이 15%까지 올라가는 높은 수준이었기 때문에요. 금리 상승 국면을 통해서 불가피하게 조정되는 것은 피할 수 없고요. 금리를 올리면 부동산 가격과 주식 가격은 당연히 조정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청년층에 대한 중요한 메시지는 지금 20대 30대에 계신 분들은 경제생활 시작한 이후 한 번도 높은 인플레이션을 겪은 적이 없는 분들입니다. 저희 세대는 70년대에 이미 겪었고요. 교과서도 앞에 인플레이션이 있는 이유가 그것입니다.

아마 집을 사거나 하실 때 3% 이자율로 돈을 빌렸다면, 그게 평생 그 수준으로 갈 거로 생각하고 사셨을 겁니다.

경제 상황을 볼 때 그런 가정이 변할 수 있고요. 이번 사태를 지나면서 다시 고인플레이션 상황이 적어도 2% 이상 되는 상황이 얼마나 갈지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요. 지난 시간동안 가정하셨던 인플레이션이나 금리는 0%에서 2~3% 수준으로 장기로 머물 것 같다는 가정에서 경제활동을 하기보다는 이런 위험이 있다고 생각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을 드리고 싶습니다."

전날 환율이 1310원으로 13년 만에 가장 높았음. 한미 통화스와프에 관한 관심도 커지는데. 19일 재닛 옐런과의 면담에서 그 얘기도 나누실 것인지

"19일에는 G20으로 만나는 것이고요. 추경호 기재부 장관도 뵙고 저도 만날 예정입니다.

한미 스와프, 미 재무부의 업무가 아니고 미국과 연준(Fed)의 역할입니다. 직접적으로 얘기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이 양국 간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여러 방안을 고려하기도 한다고 두 정상께서 말씀하셨기 때문에요. 그에 관한 얘기는 자연스럽게 추경호 장관님과 옐럿 장관 사이에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에는 세계 경제 상황이나 이번 한국은행 오셔서 한은의 여성 경제학자 직원들을 만나서 격려해주실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은과 연준 간 통화 스와프 논의는 진전이 있는지

"한은 총재로서 말씀드리기는 부적절한 내용 같고요. 통화 스와프에 관심이 많으신 건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게 97년이나 2008년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그건 아니라고 말씀드렸고요.

통화스와프가 복잡한 이유는 뭐냐면요. 많은 분이 2008년 통화스와프를 하고 코로나 때 한미 스와프를 한 게 마치 한국과 미국만 한 것으로 오해하시더라고요. 사실 2008년 코로나 때 통화스와프는 글로벌 금융시장이 흔들릴 때 상시 통화스와프를 갖고있는 금융허브 빼고 이머징 마켓과 주요 국가들의 금융시장을 안정화하는 게 필요하기 때문에 한국을 포함한 9개국을 대상으로 통화스와프를 진행했습니다.

한국만의 시각이 아니라 전 세계적 시각에서 논의 중인 것이고요. 지금 저희만 얘기하는 한국과 미국만의 통화스와프는 별도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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