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수요 둔화, 은행들 대출문턱 낮춘다는데… 효과 있을까

입력 2022-07-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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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설문) 결과’ 발표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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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수요 감소 등에 대응해 국내 은행들이 3분기 가계 대출 문턱을 낮출 예정인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한국은행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 금리가 치솟으면서, 충분한 대출 수요가 확보될 수 있을지에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붙는다.

지난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설문) 결과’에 따르면 국내 은행 3분기 대출태도지수는 6을 기록했다. 전 분기(19) 대출 태도 지수가 플러스(+)로 전환한 후, 2분기 연속으로 플러스를 유지했다.

한은은 국내은행 18개 등 총 204개 금융기관의 여신업무 책임자를 설문 조사했는데, 지수가 양(+)이면 ‘(대출태도) 완화’ 또는 ‘(신용위험·대출수요) 증가’라고 답한 금융기관 수가 ‘강화’ 또는 ‘감소’보다 많다는 뜻이다.

특히 가계주택대출 태도지수(14)와 가계일반대출 태도지수(19)는 모두 높은 수준을 보였다.

앞서 2분기 은행권 가계 주택대출 태도는 2019년 3월 이후 11분기 만에 처음으로 완화로 돌아섰다. 전 분기 가계 일반대출 태도 역시 지난해 3분기 이후 4분기 만에 완화를 기록했다. 2개 분기 연속으로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낮춘다고 밝힌 것이다.

이는 가계 대출 증가율이 올해 들어 계속 둔화하고 있는 탓이다. 한은에 따르면 은행 가계대출 증가율은 2021년 1월 11.4%에서 올해 1월 6.2%로 추락했다. 4월에는 2.8%에 그쳤다.

은행들이 가계대출 문턱을 낮춘다 해도, 충분한 수요가 확보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출 금리가 치솟고 있는 탓이다.

실제로 신용대출 금리 상단은 연 7%를 넘는 등 고공행진 중이다. 이날 신한은행의 ‘쏠편한 직장인대출S’ 최고금리는 7.31%(금융채 1년물 기준금리 3.61%+가산금리 3.70%)로 집계됐다. 이 상품은 금융채 6개월 또는 금융채 1년물 금리를 기준금리로 삼는데, 우대금리(0.9%)를 적용받아 고객이 최저로 받을 수 있는 금리는 6.41%다.

하나은행의 ‘프리미엄 직장인론’ 신용대출 기본금리(기준금리+가산금리)는 5.78%(시장금리 3개월)~7.32%(시장금리 1년)다.

오는 13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사상 첫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이 예고된 가운데,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도 크다. 이 경우, 연말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가 8%대를 다다르게 된다.

시중 은행들도 3분기 가계 대출 수요가 감소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은행의 종합 대출수요지수는 3분기 -2를 기록했다. 가계 주택대출 수요는 -6, 가계 일반대출 수요는 -19였다.

금리가 오르면서 은행들의 신용 위험도 커졌다. 돈을 빌려줬다가 떼일 수 있다는 우려를 보여주는 신용위험지수는 3분기에 38로, 2분기(26)보다 12포인트(p) 상승했다.

신용위험지수를 대출 주체별로 보면, 가계는 39를 기록해 전 분기(22)보다 위험이 더 클 것으로 예측됐다. 중소기업(31)과 대기업(11)도 역시 위험이 더 커질 것으로 은행은 내다봤다.

한은은 “가계의 신용위험은 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한 채무상환 부담 증대 등으로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은행 가계대출 금리(잔액 기준)는 작년 말 3.01%에서 올해 3월 말 3.25%, 5월 말 3.42%로 치솟고 있다.

또 한은은 “기업 신용위험 역시 대내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 등의 영향으로 증가세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일부 취약업종 및 영세 자영업자의 채무상환능력 저하 등의 예상으로 신용위험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한편, 국내은행의 기업에 대한 대출 태도는 대내외 경기상황에 대한 불확실성 증대, 여신 건전성 관리 필요성 등으로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저축은행 등 비은행 금융기관들은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 증가·소득 여건 악화 가능성 등을 고려해 3분기 신용위험이 커질 것으로 보고, 대출 태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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