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이투데이를 만난 김정우(33) 맥킨리라이스 대표가 창업에 첫발을 뗀 4년 전을 떠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수습 기간을 제외하고 변호사 경력이 없지만 지금은 기업인으로 주목받는 김 대표. 어린 시절부터 막연히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변호사 시험 합격장을 거머쥔 뒤 구체화했다.
"사업을 구상하기 전 두 가지 생각을 했어요. 30년 동안 사업을 할 생각이라면 매몰 비용은 고려하지 말고 시장 규모만 보고 들어가자, 즉 인구수를 따진 것이죠. 다른 하나는 자본주의인 국가에서 사업을 하자는 생각이었는데 이 두 조건을 떠올리니 인도가 눈에 들어왔어요. 경제성장률도 가파르고요."
인도에서 고민을 거듭한 그는 가장 먼저 토론 플랫폼을 떠올렸다고 한다. 온라인에서 개인이 의견을 개진하고 지식이 축적되는 플랫폼을 고안했지만 개발자를 고용하기 어려웠다는 김 대표. 직접 채용뿐 아니라 외주용역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고 판단한 그는 개발자를 손쉽게 채용하는 플랫폼을 만드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글로벌 IT 인재 채용 플랫폼을 표방하는 '세컨드오피스'가 탄생한 배경이다.
"우리는 고객사가 좋은 개발자를 채용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잘합니다. 많은 개발자를 빠르게, 합리적인 비용으로 고객사에 연결할 수 있죠. 인도에 우수한 자원과 개발자가 많습니다. 대기업이라고 해도 페이스북, 구글에서 일했던 개발자를 자사 직원으로 채용하기 쉽지 않죠. 인도에서는 이 일을 할 수 있고 우리가 그 인프라를 제공합니다."
세컨드오피스는 인도 개발자를 단순히 파견해주는 플랫폼이 아니다. 개발자 채용을 원하는 국내외 기업에게 인도 인재를 소개해주고 이들이 일할 수 있는 현지 사무실도 제공한다. 인사관리도 직접 맡는다. 이미 국내는 물론 미국에도 고객사가 있다. 기업이 해외 현지에서 직접 채용 작업을 하지 않도록 각종 인프라를 제공한다. 세컨드오피스 덕에 기업은 말 그대로 '두 번째 사무실'을 갖는다.
"모두가 해외 개발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채용하고 싶어 하는데 위험요인이 많습니다. 세컨드오피스는 어느 기업이라도 해외 IT 개발자를 고용할 수 있게 인프라를 제공하죠. 미국도 마찬가지고요. 다른 직군도 있지만 IT 수요가 많습니다. 특히 국내 사업이 세계에 차지하는 비율은 0.6% 정도인데요. 해외로 갈 수 있다면 모든 기업이 진출하고 싶어 할 겁니다. 우리가 기업 국제화를 이끄는 플랫폼이 되겠습니다."
세컨드오피스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가능성을 본 몇몇 기업인이 맥킨리라이스에 투자를 제안했다고 한다. 당장 투자금을 입금하겠다는 투자자도 꽤 많았다고. 하지만 모두 고사했다. 완성도 높은 플랫폼이 개발되기 전 투자를 받으면 원하는 방향으로 일을 진행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돈 버는 일에 급급하면 길게 못 간다는 김 대표 철학도 반영됐다. 천천히 제대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내년 초에는 투자를 받아 제품을 더 늘리려고 합니다. 최근에 국내 인재채용 플랫폼 원티드가 싱가포르에 진출했는데 우리도 같이 참여합니다. 많은 사람이 우리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게끔 하고 싶어요. 그러다 보면 '기업 국제화를 이끄는 플랫폼'이라는 목적을 이루리라 봅니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