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대출금리 상승에 6월 중 은행 가계대출 증가 폭이 역대 최소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60조8000억 원으로 5월 말보다 3000억 원 증가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해 12월(-2000억 원)과 올해 1월(-5000억 원), 2월(-2000억 원), 3월(-1조 원) 4개월 연속 뒷걸음치다가 4월(+1조2000억 원) 반등한 뒤 5월(+4000억 원)에 이어 석 달째 증가세를 유지했다. 다만 증가 폭은 전달보다 1000억 원 줄었다.
특히 6월 기준으로 관련 통계 속보치를 작성한 2004년 1월 이후 증감액이 가장 작은 수준이다. 주택 관련 대출 증가세가 지속됐으나, 기타대출 감소 폭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가계대출 증감을 종류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잔액 789조1000억 원)은 한 달 동안 1조4000억 원 불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잔액 270조4000억 원)의 경우 한 달 새 1조2000억 원 줄었다. 지난해 12월 이후 7개월째 감소세이며, 6월 기준으로 관련 통보 속보치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금액이다.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황영웅 차장은 “주택담보대출은 주택매매 관련 자금수요 둔화에도 전세 및 집단 대출 취급이 이어지면서 증가세를 지속했다”라며 “기타대출은 대출금리 상승 등에 영향받아 신용대출 중심으로 감소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기업의 경우 대출 증가세가 6개월째 이어졌다.
6월 말 기준 기업의 은행 원화 대출 잔액은 1125조2000억 원으로 한 달 새 6조 원 불었다. 6월 기준으로 2009년 6월 통계가 시작된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중소기업 대출이 개인사업자 대출 1조7000억 원을 포함해 5조4000억 원 늘었고, 대기업 대출도 6000억 원 증가했다. 중소기업 대출은 6월 기준으로 속보치 작성 이후 두 번째로 큰 폭 증가다. 또 6월 기준으로 대기업 대출이 증가한 것은 2012년 이후 처음이다.
황영웅 차장은 “은행 기업대출은 분기 말 계절적 감소 요인에도 은행의 기업대출 취급 노력, 시설 및 결제성 자금 수요 등으로 증가세를 지속했다”고 말했다.
은행의 수신 잔액은 6월 말 현재 2210조5000억 원으로 5월 말보다 23조3000억 원 증가했다.
수신 종류별로는 분기 말 재무비율 관리, 결제성 자금 확보를 위한 기업자금 유입 등으로 수시입출식예금이 15조5000억 원 늘었다.
수신 금리 상승 등으로 가계 및 기업 자금이 유입되면서 정기예금도 9조5000억 원 불었다.
하지만 자산운용사의 수신은 7조1000억 원 감소했다.
분기 말 국고 자금 유출, 은행의 BIS비율 관리를 위한 자금 회수 등으로 머니마켓펀드(MMF)가 10조5000억 원 줄었고, 주식형 펀드와 채권형 펀드에서도 각 3조5000억 원, 2000억 원이 빠져나갔다. 기타 펀드는 7조3000억 원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