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장마로 인해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북한은 올해 첫 폭우로 큰 피해를 입으면서 기상재해 대비에 총력을 쏟는 분위기다.
미국 제임스마틴 비확산연구센터의 제프리 루이스 동아시아비확산 담당 국장은 10일 자유아시아방송(RFA) 인터뷰에서 “북한에서 많은 도로가 유실되기 때문에 장마철인 여름에는 핵실험을 할 것 같지 않다”며 “최소한 오는 9월까지는 핵실험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북한이 그동안 여름에 핵실험을 하는 걸 보지 못했다. 가을이나 겨울, 봄에 핵실험을 하는 게 더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장마 대비태세를 촉구했다. 신문은 “앞으로 어느 지역에 어느 때 폭우와 태풍이 들이닥칠지 모른다. 모든 일군(간부)들과 근로자들은 장마 첫 시기의 위기 대응에서 교훈을 찾고 더욱 각성 분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북한은 지난달 27~29일 서부지역 집중폭우로 수해가 발생했다. 신문은 “철저한 대책을 세우지 않고 사업을 땜 때기식으로 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후과가 차례진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재해성 기후에 대처하기 위한 사업은 오늘 못하면 내일 해도 되는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기상청과 같은 역할인 북한 기상수문국에 따르면 북한의 장마는 이달에 시작됐고, 7~9월 두 차례 태풍의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수해와 폭염 등 기상재해가 지속될 경우 북한은 심각한 식량난을 겪을 수 있다. 리영철 농업위원회 부국장은 이날 신문에 게재한 글에서 “첫 장마로 침수됐던 포전(논밭)들에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시급히 세워야 한다”며 “강냉이가 습해를 받으면 강냉이 뿌리썩음병과 강냉이 무늬마름병이 심하게 오면서 소출이 떨어지게 된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