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며 잇달아 가진 유럽 각국 정상회담에서의 ‘원전 세일즈’를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귀국하는 기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나토 회의에 참석한 유럽의 많은 국가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인한 에너지 안보 차원과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신규 원전에 상당한 관심들이 있었다”며 “한국이 독자개발한 APR1400 모형 소개 책자를 많이 준비해가서 제가 정상들에게 설명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한국 원전이 세계에서 가장 값싸고 안전하며, 가장 빠른 시일 내 시공을 완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며 “(정상) 여러분들이 참모들의 보고를 받고, 경쟁 국가나 기업들이 제시하는 보고를 받아보면 대한민국의 제안이 가장 합리적이라는 걸 알게 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설명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폴란드와 체코, 네덜란드, 프랑스, 영국 등과의 정상회담에서 원전 수출을 논의했다. 이 중 각각 40조~50조 원 규모와 8조 원 규모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가진 폴란드와 체코의 경우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같은 시기 현지를 찾았다. 그 결과 업무협약(MOU)까지 체결하게 됐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전날 마드리드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체코의 경우 28일 양국 민간업체 간 총 9건의 원전 협력 MOU를 체결했고, 폴란드의 경우에는 30일 총 9건의 원전 분야 협력 MOU를 체결했다”며 “체코는 원전 4기를 발주할 예정이지만, 그 중 한 기를 먼저 발주해 올 11월 입찰제안서를 제출하고 2024년 3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폴란드는 6기를 계획하고 있는데 올해에서 내년 중에 최종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단계별로 저희는 총력전을 펼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윤 대통령은 또 방위산업에 대해 “방산 분야도 관심이 있는 나라들이 많이 있었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 때문에 자국 국방을 더 강화하고 방위산업 기술을 더 발전시키고자 하는 국가들이 많았다”며 “대부분은 우리가 방산 물품을 수출하면 적절한 시기에 기술을 이전하는 절충 교역 형태를 유지해왔는데, 우리와 초기부터 함께 연구·개발을 해 기술을 공유하는 걸 희망하는 나라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방산 또한 폴란드와 논의 진전이 가장 많이 이뤄졌다. 최 수석은 한-폴란드 정상회담을 거론하며 "양국 간 방산 협력이 심도 있게 논의됐는데, 조만간 실질적인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정상 세일즈외교의 첫 번째 성과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폴란드 측이 FA-50 전투기, K-2 전차, K-9 자주포 등 우리나라 무기체계를 실사한 점을 강조했다. 이들 한국산 무기들의 폴란드 수출이 가시권에 들어섰다는 뜻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