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들어 2030 매수세 한풀 꺾어
첫주택 LTV 80%·최대 한도 6억
서울 외곽·경기 지역 중심으로
젊은 층 매수세 다시 강해질 듯
생애최초 주택 구입 시 주택담보비율(LTV) 완화안이 시행되면서 젊은 층의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으다) 매수 행렬이 재연될지 주목된다. 2030의 주택 매수세는 수도권 기준으로 4월까지 반등했지만, 지난 5월 기준금리 인상과 집값 약세 전환 등으로 한 달 만에 감소했다. 하지만, 이달 대출 문턱이 낮아진 만큼 서울 외곽지역과 경기지역을 중심으로 매수세에 불이 붙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이달부터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와 서민, 실수요자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완화했다. 가장 큰 혜택은 생애 첫 집을 구매하는 수요자가 주택 매입을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 해당 주택의 가격과 지역, 대출자의 소득과 무관하게 LTV 80%를 적용받을 수 있다. 기존 LTV 상한선은 60~70% 선으로 제한됐지만, 이를 완화한 것이다. 대출한도 역시 최대 6억 원으로 확대했다.
당장 대출 문턱이 낮아지면서 젊은 층의 매수 불씨가 되살아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 ‘월별 아파트 매입자 연령대별 통계’ 분석 결과, 5월 기준 30대 이하 서울 아파트 매입 건수는 총 886건으로 전체(2372건) 거래량의 37.4%를 차지했다. 경기지역은 2622건으로 전체(7414건)의 35.4%, 인천은 554건으로 31.3%로 나타났다.
4월까지 2030세대의 수도권 아파트 매입 비중은 연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4월 기준으로 2030 매입 비중은 서울 42.3%, 경기 35.8%, 인천 36.0%에 달했다. 이는 윤석열 정부의 정비사업 규제 완화와 1기 신도시 개발 기대감 등으로 중저가 단지가 밀집한 서울 외곽지역과 1기 신도시 구축단지에 매수세가 몰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가 규제 완화 속도 조절에 나서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마저 본격화되자 5월 서울의 30대 이하 아파트 매수 비중은 한 달 만에 약 5%포인트(p) 하락했다. 인천 역시 이 기간 3.7%p 내렸다. 매수세가 꺾인 이유는 수도권 집값이 내림세로 돌아선 데다 기준금리마저 올라 젊은층이 섣불리 영끌 매수에 나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27일 기준 한국부동산 주간 아파트값 동향에 따르면, 서울에선 성북구(-0.89%)와 노원구(-0.59%), 은평구(-0.53%), 강북구(-0.52%), 도봉구(-0.48%) 등 서울 내 중저가 단지가 몰린 지역의 집값 내림세가 더욱 도드라졌다. 여기에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는 평균 4% 이상으로 연말까지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이어지면 최고 7%까지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매수 대신 관망세로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빌라와 오피스텔 등 다른 주택 유형을 포함해도 젊은층 매수세는 최근 한풀 꺾인 모양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의 ‘등기 신청 매수인 현황’ 중 생애 첫 부동산 구입 통계를 분석한 결과, 30대 이하의 서울 내 집합건물(아파트 및 빌라, 오피스텔 등) 등기 비중은 3월 59.1%에서 5월 55.7%까지 하락했다.
이렇듯 잠재 매수 수요는 여전하지만 최근 집값 약세가 계속되는 만큼 대출 규제가 완화되더라도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 강북 또는 강서지역 내 소형 아파트나 경기지역 등 수도권 주택 마련 시 LTV 완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집값 고점 인식과 금리 인상 우려가 이번 대출 규제 경감 효과를 상당 부분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