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29일 코스피가 1% 내외 하락 출발 후 외국인 수급에 따라 방향성과 폭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증시 급락과 지난 3거래일 연속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물량 등으로 하방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전일 한국 증시는 미국의 경기에 대한 자신감에 힘입어 상승 출발했으나, 한때 차익 매물 나타나며 하락 전환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됐다. 특히 외국인의 매도가 유입된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렇지만, 중국의 발전개혁위원위가 적극적인 경기 부양정책을 발표하자 중국 증시가 상승 전환에 성공한 가운데 상승 폭을 확대했다. 결국, 코스피는 0.84% 상승하며 2400포인트 선에 안착했고, 코스닥은 0.14% 하락했으나 이 또한 중국발 경기 부양정책에 힘입어 낙폭이 축소된 것으로 본다.
이런 가운데 미 증시가 부진한 경제지표로 인해 '경기 침체' 이슈가 재부각되며 하락한 점은 한국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특히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 및 리치몬드 연은 지수의 위축으로 인한 경기 침체 이슈가 재부각된 점은 최근 한국 증시 상승 요인 중 하나를 약화한다는 점에서 차익실현 욕구를 높일 수 있다.
최근 3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차익실현 욕구가 높은 가운데 미 증시에서도 최근 상승 폭이 컸던 대형 기술주 중심으로 매물이 나타난 점을 고려했을 때, 한국 증시 또한 이러한 흐름에 동참할 것으로 본다. 한편, 달러 강세로 인한 원화의 약세, 그로 인한 외국인의 부정적인 수급도 대형주 부진 요인이 될 것이다.
물론, 중국 방역 당국의 중국 입국자 검역 규제 완화 소식은 그동안 한국 증시 하락 요인 중 하나가 개선되고 있음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나 영향은 제한될 것으로 예상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 인플레이션이 유발하고 있는 경기 침체 우려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시장 참여자들은 그날그날 발표되는 경제지표들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27일 애틀랜타 연은의 2분기 GDP 추정치가 소폭 상향됨에 따라 안도감이 형성되고 했으나(0.0%→ 0.7%), 28일 6월 콘퍼런스 보드 소비자신뢰지수(98.7, 예상 101.0), 6월 리치먼드 연은 제조업지수(-19.0, 예상 +2.0) 부진이 재차 경기 불안을 자극하고 있다.
더 나아가 소비 중심의 설문 항목으로 구성된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와는 달리, 소비뿐만 아니라 고용 상황도설문 항목에 포함해 경기 상황을 지수화한 콘퍼런스 보드 소비자신뢰지수가 2021년 3월 이후 처음으로 100선을 밑돌았다는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28일 뉴욕 연은 총재가 긴축 시행에도 경기 침체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듯이, 침체 우려 자체는 높긴 하지만 본격적인 침체를 주가에 반영하는 작업은 시기상조라고 판단한다. 따라서 침체 현실화를 현시점부터 상정하기보다는 공급자관리협회(ISM) 제조업 지수, 고용지표, 소비자 물가 등 7월 중 발표 예정인 주요 실물 지표 결과를 확인해 나가면서 대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한다.
전일 국내 증시는 중간 배당 매수세 및 분기, 반기 리밸런싱 매수세로 추정되는 수급에 힘입어 강세를 보였지만, 오늘은 미국 소비심리 지표 부진에 따른 미국 증시 급락, 지난 3 거래일 연속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물량 등으로 하방 압력을 받을 전망이다.
다만 최근 중국 당국이 코로나 방역 규제 완화 및 추가 인프라, 소비촉진 투자 등을 발표했다는 점을 고려 시, 원유 소비 증가, 여행 증가 등 그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국내 에너지 및 소재, 여행 관련 업종들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