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장기업’ 꼬리표 떼나…샘표식품, 1분기 非장류 매출비중 처음 절반 넘었다

입력 2022-06-27 15:28 수정 2022-06-27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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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에센스 연두 (출처=샘표식품 홈페이지)
▲요리에센스 연두 (출처=샘표식품 홈페이지)

샘표식품이 ‘간장 기업’에서 탈바꿈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 올해 1분기 사상 처음으로 장류 외 제품 매출이 장류 제품 매출을 앞섰기 때문이다. 적극적인 연구개발, 차별화된 마케팅을 통해 선보인 조미료 '연두', '티아시아 커리' 등이 인기를 끈 데 따른 결과다. 제품군 확대로 전체 매출도 상승세에 접어들었다. 샘표식품은 현재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비장류 신제품을 꾸준히 출시할 계획이다.

연두의 활약…비장류 제품, 장류 제품 매출 추월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샘표식품의 장류 외 제품 매출액은 약 522억 원이다. 전체 매출액의 52.1%이다. 사상 처음으로 비(非)장류 매출이 매출 비중의 50%를 넘어서며 장류 제품 매출 비중(47.9%, 481억 원)을 앞섰다.

5년 전인 2017년만 하더라도 샘표의 장류 제품 매출 비중은 57.7%에 달했다. 2019년에는 60%가까이 더 상승했다. 그러다 2019년을 기점으로 장류 제품 매출 비중은 줄어들었다.

비장류 제품 매출이 늘어난 데는 요리 에센스 '연두'의 역할이 컸다. 2012년에 출시된 연두는 콩 발효액으로 만든 조미료다. 기존 조미료보다 풍미가 강하지 않아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장점 덕분에 연두는 미국, 스페인, 독일 등 50개 이상의 나라에 수출되고 있다.

전지현 커리로 유명한 ‘티아시아 커리’도 인기다. 티아시아 커리는 마크니, 푸팟퐁 등 인도, 태국에서 사랑받는 커리를 집에서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출시된 제품이다. 기존 카레 제품과 차별화에 성공하면서 티아시아 커리는 작년 3월 출시 이후 약 8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00만 개를 돌파했다.

서양요리 전문 브랜드 ‘폰타나’, 한식 간편소스 브랜드 ‘새미네부엌’도 샘표의 효자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폰타나는 국내 크림 파스타 소스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매출의 3% 이상 연구개발비 투입

▲티아시아 탄두리 치킨 소스 (사진제공=샘표식품)
▲티아시아 탄두리 치킨 소스 (사진제공=샘표식품)

샘표식품의 때늦은(?) 변신을 예상하는 이는 드물었다. 박진선 대표이사 사장이 1997년 취임했을 때만 하더라도 샘표는 간장 공장만 보유하고 있었다. 간장에만 의존하면 샘표는 크게 성장할 수 없다고 판단한 박 사장은 서서히 변화를 꾀했다.

장류 위주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고자 연구개발에 많은 비용을 투자했다. 작년 기준 샘표식품의 연구개발비는 122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3.2%에 해당한다. 다른 국내 식품업체들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1%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편이다.

마케팅에도 비장류 제품을 출시할 때 샘표 이름을 사용하지 않았다. 소비자에게 샘표는 간장 브랜드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실제 티아시아 커리, 폰타나 등의 광고에는 샘표 이름이 언급되지 않는다.

사업 영역 확대에 성공하면서 샘표식품 매출은 크게 늘었다. 지난해 샘표식품 매출액은 3487억 원으로 4년 전인 2017년(2747억 원)보다 27% 상승했다.

샘표는 차별화된 신제품을 계속 선보인다. 이달 초 출시한 티아시아 탄두리 치킨 소스는 요거트의 감칠맛과 마살라 특유의 풍미를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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