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철거 요청하러 독일 간다는 ‘청산연대’...사실상 매국 행위

입력 2022-06-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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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재단법인 '화해·치유재단'의 해산을 공식 발표한 2018년 11월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터에서 '제1362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열리고 있다. 오승현 기자 story@ (이투데이DB)
▲정부가 재단법인 '화해·치유재단'의 해산을 공식 발표한 2018년 11월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터에서 '제1362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열리고 있다. 오승현 기자 story@ (이투데이DB)
25일부터 30일까지 6일간 시민단체 ‘위안부사기청산연대(청산연대)'가 독일을 찾는다. 베를린시 미테구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을 철거하라는 성명을 발표하기 위해서다.

공교롭게도 이들 방문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주요선진7개국(G7) 정상회담 참석차 독일을 찾는 26~28일 시기와 겹친다. 기시다 총리는 4월 일본을 방문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에게 소녀상 철거를 요청한 바 있다. 이런 시기에 한국 시민단체가 현지에서 소녀상 철거를 외친다는 것은 기시다 총리 주장을 뒷받침해주는 모양새로 비칠 우려가 크다.

사실상 역사왜곡과 친일 매국행위라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법과 원칙'을 내세운 윤석열 정부의 단호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청산연대, 2년간 수요시위 지속 방해

청산연대의 독일행은 14일 일본 산케이신문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이우연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 김병헌 국사교과서연구소 소장 겸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대표,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 등 4명이 함께 간다.

이우연 연구위원은 2019년 출간된 책 ‘반일종족주의’ 공동저자다. 이 책은 위안부는 강제동원 당한 것이 아닌 자발적 성매매였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가 몸담은 낙성대경제연구소 역시 식민지근대화론을 주장하는 곳으로 일본 도요타재단으로부터 자금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병헌 소장은 2021년 책 ‘30년간의 위안부 왜곡 (빨간 수요일)’을 출간한 인물이다. 주옥순 대표는 “아베 수상님 사죄드립니다”, "내 딸 위안부 끌려가도 일본 용서해" 등 친일 발언으로 여론의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들은 2020년 6월부터 현재까지 2년 동안 서울 종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수요시위 집회 장소를 ‘선점’하는 방식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를 방해해왔다.

▲(춘천=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3월10일 강원 춘천시 의암공원 내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한 보수단체가 소녀상 철거 촉구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2022.3.10 (연합뉴스)
▲(춘천=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3월10일 강원 춘천시 의암공원 내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한 보수단체가 소녀상 철거 촉구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2022.3.10 (연합뉴스)

청산연대는 각종 시위 현장에서 '위안부 사기', '흉물 소녀상 철거' 등 플래카드를 들고 일본군 ’위안부’ 동원에 강제성이 없었다고 강변했다. 이와 관련해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 및 구제요청을 냈고, 인권위는 종로서장에 ‘수요시위를 보호하라’는 권고를 내리기도 했다.

문제는 ‘동원에 강제성이 없었다’는 청산연대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가 2년에 걸쳐 위안부 문제를 조사하고 1993년 발표한 일명 고노 담화에서는 "감언, 강압에 의하는 등 본인들의 의사에 반하여 징집된 사례가 많이 있으며, 더구나 관헌 등이 직접 이에 가담한 것도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명시하고 있다.

정의연 “역사 부정 세력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듯”

이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정황도 포착되고 있는 중이다. 또, 일부 종교단체와 일본 극우 세력과의 연결고리도 의심할 만한 대목도 있다. 실제, 청산연대는 매주 일요일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집회신고를 위해 인력을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연 활동가는 “수요시위 집회신고를 하러 가보면 역사 부정 세력이 조직적으로 움직인다는 생각이 든다. (대기 중인 사람들이 앉아있는 곳엔) 모 교회 달력이 떡하니 붙어있고 ‘목사님, 저 누구와 이제 교대합니다’ 하는 식의 이야기도 아무렇지 않게 한다”고 전했다. 이어 기시다 총리가 올라프 총리에게 최초로 소녀상 철거를 요청했던 4월 28일 김병헌 소장이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독일 베를린 소녀상 앞 시위 계획을 알렸고, 이후 산케이신문이 이들 청산연대를 지목해 ‘뜻밖의 지원군’이라고 언급하는 등 흐름을 두고 “단지 우연의 일치는 아닐 것”이라고 언급했다.

장윤미 한국여성변호사회 공보이사는 "소녀상은 역사적 사실로 확인된 것을 기리는 하나의 징표인데 그걸 없애는데 왜 그렇게 매달리는가"라고 지적하면서 "소녀상 훼손이나 린치를 가하는 방식으로 역사를 부정한다면 법에 저촉되는 것이므로 윤석열 대통령이 내세우는 '법과 원칙'대로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케이신문에 기고한 재팬포워드 편집장이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게 '원군'이 나타났다고 표현하고 있다. (산케이뉴스 홈페이지 캡쳐)
▲산케이신문에 기고한 재팬포워드 편집장이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게 '원군'이 나타났다고 표현하고 있다. (산케이뉴스 홈페이지 캡쳐)

한편, 독일 현지에 소녀상을 설치한 코리아협의회는 청산연대가 독일을 방문하는 25~30일 사이 독일 시민과 함께하는 집회를 예정 중이다. 정의연도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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