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AID 처장 “4000만 명 식량 불안에 내몰릴 것”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을 막고 세계 식량 위기를 부추기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흑해 항구 봉쇄가 ‘전쟁 범죄’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유럽연합(EU) 외무장관회의에 참여하기 위해 룩셈부르크를 찾은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러시아의 행위가 “전쟁 범죄”라고 규정했다.
보렐 대표는 “배고픔을 전쟁의 무기로 삼아서는 안 된다”며 “우크라이나에는 수백만 톤의 밀이 쌓여있는데, 지구 반대편에서는 사람들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고 러시아를 비판했다.
그는 “이것은 실제 전쟁 범죄”라며 “더 오래 지속되는 일은 상상할 수조차 없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곡물, 비료, 식용유 주요 수출국으러 한때 구소련의 ‘빵 바구니’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농지를 탈취, 농업 기반 시설을 파괴하고 흑해 항구를 봉쇄하면서 수출을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세계 식량 위기를 부추기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에 14발의 미사일을 공격해 항구 도시 오데사의 식량 창고가 파괴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오데사 항구는 우크라이나의 주요 수출 통로다.
유엔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봉쇄로 “전례 없는 기아와 빈곤의 위기가 시작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아프리카 지역의 기아와 기근에 대해 강하게 우려하고 있다.
사만다 파워 미국국제개발처(USAID) 처장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 세계 4000만 명의 사람이 식량 불안에 내몰릴 수 있다”고 경종을 울렸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아프리카연합위원회(AUC) 화상 연설에서 같은 문제를 지적하며 “전쟁이 아니었다면 식량 공급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을 것”이라며 “러시아가 우리를 침공하지 않았다면 우크라이나는 올해 기록적인 수확량을 보장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EU와 미국 등이 우크라이나 수출 재개를 위한 육로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는 있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육로 수송으로는 전달할 수 있는 물량이 한정돼있고, 수출에 훨씬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