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은 20일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보고서에 포함된 ‘과거 물가 급등기와의 비교 및 평가’ 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2008년 소비자물가는 2005~2007년 2%대의 안정세를 보이다가 리먼 사태 발생 직전까지 상승세를 지속해 2008년 7월 5.9%까지 치솟았다.
2011년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회복 과정에서 물가 오름세가 확대됐다. 2009년 7월 1.6%에서 2011년 8월 4.7%를 찍었다.
최근 물가상승률(5월 5.4%)은 2011년 급등기 고점(2011년 8월 4.7%)을 넘어 2008년 급등기 고점(2008년 7월 5.9%)에 근접한 수준이다.
특히 최근 물가 상승기를 보면 지속기간이 2008년 수준(19개월)을 넘어서고 있는 가운데 상승세도 가파른 모습이다.
국제 원자재 가격은 원유뿐 아니라 천연가스, 금속, 곡물, 비료 등의 상승세가 전반적으로 크게 확대되면서 2008년과 유사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과거 물가 급등기와 달리 최근 상승기에는 초반부터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2008년은 미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금융불안 심화로 환율이 상승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정책금리 인상 가속화 등으로 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는 데 주로 기인한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소비 수요는 최근 및 과거 물가 급등기에 대체로 증가세를 나타냈다. 최근 소비 개선 흐름 등으로 수요측 압력이 점차 높아짐에 따라 근원물가 상승세가 외식 등을 중심으로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유동성은 최근 물가 상승기 중 2008년 급등기와 유사하게 늘어나는 모습을 나타냈으나 정부의 이전지출 확대에 주로 기인했다고 한은은 진단했다.
한은은 “올해 들어 현재까지의 소비자물가 오름세는 2008년 상반기와 매우 유사한 모습이나 최근 물가 여건에 비춰 볼 때 하반기 이후에도 높은 물가 오름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08년 수준(4.7%)을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