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브랜드 선호도가 높고 경제성을 중시하는 일본 완성차 시장이 전기차 중심으로 개편되기 위해서는 전기차의 총 소유비용이 저렴해져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이 20일 발표한 ‘일본 완성차 내수 시장의 특성’에 따르면 일본의 완성차 내수 시장은 세계 3위 규모로, 2021년 기준 약 445만 대의 신차가 판매됐다. 이는 내수 규모 1위 중국(2627만 대), 2위 미국(1541만 대)과는 큰 격차를 보이나 인도(376만 대), 독일(297만 대)보다는 큰 규모다. 우리나라(173만 대)와 비교할 경우 약 2.6배에 달한다.
일본 완성차 시장은 흔히 ‘수입차의 무덤’으로 인식된다. 내수 시장에서 자국(일본) 완성차 브랜드의 판매 비중이 93.4%로 세계 주요국 중 가장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신차 판매량 445만 대 중 일본계 브랜드 판매량은 416만 대에 달했으며, 기업별로는 통타의 점유율이 47.4%로 1위였다. 같은 해 약 28만 대 판매된 수입 차 중에서는 다임러, BMW,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산하 브랜드만이 유의미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밖에 일본 시장은 독자적인 규격, 경제성 강조 등의 조건으로 진입이 어렵다.
일본은 독자 규격을 가진 경차를 포함해 대부분 인기 모델의 글로벌 호환성이 부족하다. 일본은 경차와 소형차의 전폭 기준이 각 1.48m, 1.7m 이하로 승용차 인기 모델 대부분이 폭이 좁은 박스카나 해치백 형태다. 일본 도로의 약 85%가 도폭 평균 3.9m에 불과하고, 차고지증명제로 외부 주차장 이용 비율이 높아 통행과 주차에 유리한 경차·소형차가 인기가 높다.
또한, 일본 소비자들은 자동차 구매 시 경제성을 우선시한다. 일본 소비자들의 70.5%가 차 구매 의사 결정에서 가격을 가장 중요시하며, 안전 기능에 대해서는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일본 내수 시장의 특성이 급변할 가능성이 작다고 분석했다. 다만 향후 전기차의 총소유비용이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차 대비 저렴해지면 전기차 대중화에 발맞춰 인프라 개선이 진행되며 시장 변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