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역에 가고 싶다] 산골 주민들의 염원으로 만든 ‘양원역’

입력 2022-06-15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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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5년 영주와 철암 구간이 연결되며 영동선이 개통되었지만, 원곡마을 주민들은 눈앞으로 지나가는 기차를 그냥 바라만 보아야 했다. 기차가 서지 않는 탓이었다. 철길을 따라 걸어 승부역까지 나가 기차를 타곤 했는데, 때문에 기차가 원곡마을을 지날 때 차창 밖으로 짐 보따리를 던져놓고 승부역에서 걸어오곤 했다고 한다. 위험한 터널과 철교 등을 걷다 목숨을 잃은 주민도 많았다. 그러다가 역을 만들어달라는 주민들의 염원 끝에 1988년 임시정차역으로 지정되자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대합실과 화장실을 만들어 양원역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

산골짜기 원곡마을 주민들의 염원으로 탄생한 작은 역사. 양원역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역사라는 타이틀 말고도 타이틀을 한 가지 더 가지고 있다. 바로 국내 최초의 민자 역사라는 것이다. 정식 철도역으로 등록되지 않은 역사이지만 무궁화호가 오고갈 뿐만 아니라 협곡열차와 순환열차가 정차한다. 손바닥만 한 역사 안에서 지역 주민들이 농산물과 먹을거리를 파는 진풍경이 이색적이다.

세상에서 가장 작고 초라해 보이는 역사일지 모르지만 사실 양원역은 방송 단골 스타이다. 주민들의 역사를 지키기 위한 노력이 빛을 발해 방송국까지 닿았기 때문이다. 청와대에 보낸 편지로 탄생한 양원역의 시작. 이용객이 없어 폐쇄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철도청을 찾아가 호소하기는 물론 나중에는 30여 가구 마을 주민들이 2~3명씩 조를 짜서 떠났던 열차 유랑까지. 그러나 이제는 눈꽃열차와 방송 단골 양원역으로, 관광열차의 빠질 수 없는 스타 역사가 되며 주민들을 지켜주는 소중한 역사가 되었다. 자료=국가철도공단 ‘한국의 철도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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