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증권은 올해 보통주 1주당 15원, 우선주 1주당 20원을 배당했다. 올해 배당을 한 증권사 중 가장 적은 규모다. SK증권의 시가배당률은 보통주 1.48%, 우선주 0.50%다. 이 역시 증권사 중 최저치다. 이에 따른 배당금 총액은 63억 원이다. 지난해에도 SK증권은 업계 최저 수준인 보통주 1주당 10원, 우선주 1주당 15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당시 시가배당률은 각각 1.26%, 0.29%였다.
업계 1위인 미래에셋증권의 배당금도 짜기는 마찬가지였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보통주 1주당 300원, 우선주 1주당 330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시가배당률은 각각 3.4%, 5.6%다. 이는 코스피 상장사 평균보다는 높은 수치이나 업종을 증권사로 좁혔을 때는 평균보다 낮은 수치다. 지난해 말 기준 코스피 상장사의 평균 시가배당률은 보통주 2.32%였으며, 올해 들어 배당을 시행한 18개 증권사의 평균 시가배당률은 보통주 기준 5.08%다. 미래에셋증권은 18개 증권사 중 SK증권, 메리츠증권, 한화투자증권, 키움증권에 이어 시가배당률이 5번째로 낮은 곳이었다.
증권사들은 짠 내 나는 배당에 대해 쪼그라든 실적을 근거로 들고 있지만 설득력은 떨어진다. 이들의 실적이 악화된 건 사실이다. 연초 3000피(코스피 3000포인트)를 노리던 코스피는 현재 2600선까지 밀렸다. 지난달 하루 평균 국내 증시 거래 대금은 1년 새 33.57% 떨어진 16조8690억 원으로 위축됐다.
이에 따라 실제 SK증권의 1분기 영업이익은 1년 새 68.3% 감소한 54억5300만 원을 기록했다. 순이익도 같은 기간 84.66% 줄어든 28억5662만 원이다. 미래에셋증권의 1분기 영업이익은 2846억6400만 원, 순이익은 1971억4100만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32.1%, 33.6% 감소했다.
이들과 반대로 실적이 악화돼도 통 큰 배당을 한 곳도 있었다. 1분기 영업이익이 56.8% 줄어든 NH투자증권은 보통주 1주당 1050원, 우선주는 1100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시가배당률은 각각 7.8%, 8.7%로, 우선주로 따지면 SK증권보다 17.4배 높은 수치다. 세전 이익이 52.3% 감소한 신영증권은 보통주 1주당 4000원의 배당(시가배당률 6.34%)을 결정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배당은 주주에게 회사의 이익을 환원하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라며 “배당률은 기업 가치와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주주 친화적 경영을 보여주는 수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