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일본 가습기 시장 노크…제품 늘리며 종합가전사로 변신
국내 토종기업 신일전자가 해외 수출시장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내수에 이어 글로벌 계절가전 시장의 틈새 판로를 개척하기 위한 전략이다. 2019년 부탄, 지난해 호주에 이어 올해엔 일본 가습기 시장의 문을 두드리겠다는 구상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일전자는 올해 남아시아 국가 부탄에 전기히터 1만1152대를 공급하기로 했다. 수출액으로는 63만 달러(약 8억 원)로 규모다. 지난해(55만 달러)대비 14.54% 늘어난 수치다.
신일은 2019년부터 부탄에 전기 히터를 수출해 왔다. 수출 첫 해인 2019년 2880대에 불과했던 수출 물량은 2020년 5760대로 늘었고, 지난해(1만435대)엔 두 배 가까이 성장해 처음으로 1만 대를 돌파했다. 수출액으로 보면 △2019년 12만 달러 △2020년 29만 달러 △2021년 55만 달러로 증가 추세다. 올해 수출액은 첫 해의 5배를 넘는다.
신일은 지리적 특성을 겨냥해 수출판로를 확대했다. 부탄은 히말라야 동쪽 산맥에 있는 고산지대로 기후가 서늘해 전기히터 제품에 대한 수요가 많았다. 중앙아시아 시장으로 수출을 확대하려던 신일은 부탄을 첫 발판으로 삼았다. 수출 4년차인 현재 신일의 부탄 시장 내 점유율은 60%에 달한다. 부탄 시장을 초석으로 네팔과 인도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원통형 카본 전기 히터는 부탄 현지의 날씨와 생활습관에 적합한 제품”이라며 “현지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더 높일 수 있게 올해는 제품 색상도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진출한 호주 수출시장의 성과도 가시화 되고 있다. 신일은 호주 현지 홈쇼핑사(TVSN)를 통해 ‘에어서큘레이터’와 ‘공기청정 에어서큘레이터’를 판매하고 있다. 작년 1300대(5만 달러)를 팔아치웠고, 올해는 2배인 2600대의 물량 수출을 점치고 있다. 수출액으로는 작년의 3배에 가까운 14만 달러 수준이다.
신일이 호주를 새 시장으로 점찍은 건 남반구에 위치해 우리나라와 계절이 정반대여서 물량을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지 선풍기 시장 경쟁이 치열하지 않아 잠재적 성장 가능성이 큰 것도 요인으로 작용했다.
신일은 올해 창립 62년차를 맞은 장수 기업이다. ‘선풍기 기업’으로 불릴 만큼 여름 가전업계의 강자지만 먹거리가 사실상 한정돼 있었다. 회사 측은 고착화된 이미지와 먹거리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최근 제품군을 전방위적으로 확대하며 종합가전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해외시장 공략은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면서, 계절가전의 틈새 판로를 넓히는 전략 중 하나다. 실제 신일의 지난해 연매출은 1936억 원으로 전년대비 12.2% 늘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62억 원에서 104억 원으로 67.7% 확대됐다. 코로나로 집콕 수요가 많았던 것도 요인이지만, 해외시장 판로를 연이어 확장한 것도 주효했다.
신일은 해외시장 판로 확대에 속도를 내기 위해 올해 하반기 가습기로 일본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시장과 함께 해외 시장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수출을 활성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