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검찰총장 후보군’ 박찬호 광주지검장 사의…“진영논리가 모든 것 삼켜”

입력 2022-06-07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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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에서 열린 전국 검사장 회의에서 박찬호 광주지검장이 김오수 당시 검찰총장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4월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에서 열린 전국 검사장 회의에서 박찬호 광주지검장이 김오수 당시 검찰총장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으로 꼽히던 박찬호(56‧사법연수원 26기) 광주지검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 지검장은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원래 저는 자리보다 일을 중시했고 명예가 회복된 지금이 검사직을 내려놓을 때라 생각된다”고 밝혔다.

그는 “검사로 재직하는 동안 법과 원칙에 근거해 공정성,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고 그에 어긋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최근 우리 사회에 정치적 진영논리가 블랙홀처럼 모든 것을 집어삼켜 법치가 무너져가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 우리의 순수성이 심각하게 왜곡되고 훼손되는 것을 보면서 너무 괴로웠다”고 했다. 이어 “검찰 내부의 동료 간 믿음과 화합마저 예전과 같지 않은 것 같아 마음이 아프고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박 지검장은 정치권 입법으로 오는 9월 시행을 앞두고 있는 소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과 관련해 “급기야 ‘검수완박’ 상황에 이르러서는 나라와 국민을 위해 그렇게 돼선 안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모든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상황을 반전시키지 못했다”며 “진영논리를 근거로 시시비비를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 ‘검수완박’ 등 최근 일방적으로 진행된 형사사법제도 변경은 반드시 재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지검장은 검찰 내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며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으로 거론됐다. 박 지검장은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내던 2017년 8월, 2차장검사로 부임해 함께 근무했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2019년에는 대검찰청 공공수사부장을 역임했다.

그러나 2020년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취임 이후 좌천성 발령으로 대검을 떠나 제주지검장, 광주지검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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